[모든 성인 대축일]
오늘은 천상의 모든 성인을 위한 대축일이다. 특히 교회 전례력에 축일이 지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기념하는 날이다. 모든 성인 대축일은 609년 5월 13일 성 보니파시오 4세 교황이 로마의 판테온 신전을 교회에서 사용하도록 하고, 이를 성모 마리아에게 봉헌하면서 이 날을 축일로 지내게 되었다. 이후 835년 그레고리오 4세 교황이 이 축일을 11월 1일로 확정하고 온 교회에 전파하였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 복음 말씀 ♥
+. 그때에
1 예수님께서는 군중을 보시고 산으로 오르셨다. 그분께서 자리에 앉으시자
제자들이 그분께 다가왔다.
2 예수님께서 입을 여시어 그들을 이렇게 가르치셨다.
3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4 행복하여라, 슬퍼하는 사람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5 행복하여라, 온유한 사람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6 행복하여라, 의로움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들! 그들은 흡족해질 것이다.
7 행복하여라, 자비로운 사람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8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9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10 행복하여라, 의로움 때문에 박해를 받는 사람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1 사람들이 나 때문에 너희를 모욕하고 박해하며, 너희를 거슬러 거짓으로
온갖 사악한 말을 하면, 너희는 행복하다!
12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을 상이 크다.”
(마태오 5,1-12ㄴ)
♥ 오늘의 묵상 ♥
아이들을 참 풍요롭고 밝게 키워 낸 한 어머니가 있습니다.
남편을 잃고 혼자되어 아이들을 키우면서 늘 끼니 걱정을 하며 살아야 할 정도로 가난하였지만,
아이들은 매우 밝았으며 그늘진 구석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 어머니는 공공 버스를 탈 때마다 “이건 우리 차야.
하느님께서 오늘 우리를 위해서 마련해 주신 거란다.” 하고 말했고, 산과 들과 하늘을 바라보면서는 “이 모든 것은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마련해 주셨단다.
우리는 얼마나 부자인지 모른단다.” 하고 입버릇처럼 말하였습니다.
그 어머니는 비록 물질적으로 빈곤했지만 늘 신앙 안에서 하느님께 희망을 두고 살면서,
아이들에게 척박한 세상에서도 늘 선한 의지를 갖도록 해 주고
세상을 풍요롭게 바라보도록 했습니다.
물질적 소유가 최고 가치가 된 이 시대에 사람들은 어쩌면
이런 어머니를 세상 물정 모르는 사람이라고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가정이 결핍을 가지고 있지만 어머니가 하느님 안에서
믿음과 희망을 심어 준 이런 아이들은,
세상의 어떤 풍파가 닥쳐도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을 것입니다.
빈곤 속에서도 마음만은 풍요롭게 살 줄 알고,
반대로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가난한 마음을 가질 줄 알 것입니다.
삶의 깊은 곳에 흐르는 인간의 참된 행복이 무엇인지를 늘 깨닫고 살 것입니다.
에리히 프롬은 인간의 생존 양식을 두 가지로 구분하였지요.
그는 재산이나 지식, 사회적 지위나 권력을 추구하며 자기 소유에 전념하는 ‘소유 중심’의 삶과,
나눔과 베풂을 삶의 가치로 여기며 기쁨을 추구하는 ‘존재 중심’의 삶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소유 중심의 삶을 사는 사람은 소유 자체가 자신의 존재가 됩니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가진 것을 잃을까 늘 두려워하고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이해관계로 보기 때문에 방어적이며
가혹해지고 결국 스스로 외로워지게 됩니다.
그러나 ‘존재 중심’의 삶은 베푸는 삶, 더불어 사는 삶, 봉사하는 삶,
곧 너와 나 모든 존재를 하나로 만듭니다.
참된 행복은 자기가 가진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을
하느님 것으로 바라보며 함께 누리고 나누는 데서 나옵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11월 1일
H-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