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교황 주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은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수난하시고 돌아가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는 날이다. 이날 교회는 예수님께서 성목요일에 성체성사를 제정하신 것과, 사제가 거행하는 성체성사로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어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의 현존을 기념한다. 교회 전례력에 따라 전통적으로 삼위일체 대축일 다음 목요일을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로 지내지만, 한국에서는 사목적 배려로 주일로 옮겨 지내고 있다.
한국 교회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사도 대축일’(6월 29일)과 가장 가까운 주일을 ‘교황 주일’로 지낸다. 이날에는 교황을 위한 강론과 특별 헌금을 한다. 헌금은 교황청으로 보내져 세계 각처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쓰인다.
▦ 오늘은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그리스도의 성체와 성혈은 우리에게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오신 예수님의 몸입니다. 우리는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심으로써 예수님과 하나 되어 영원한 생명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당신을 온전히 내어 주신 성체 성혈의 신비를 묵상하며 미사를 봉헌합시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 복음 말씀 ♥
+. 그때에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
그러자 “저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유다인들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졌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요한 6,51-58)
♥ 오늘의 묵상 ♥
“제가 체포되었을 때 저는 빈손으로 떠나야 했습니다.
다음 날 필요한 옷가지와 치약을 가져왔고 편지 쓰는 일을 허락받았습니다.
저는 ‘제게 위장약으로 쓸 포도주를 보내 줄 것을 부탁드립니다.’라고 썼고
신자들은 금방 알아챘습니다.
그들은 미사주를, 위장약이라고 쓴 꼬리표와 함께 작은 병에 담아 보냈습니다.
그리고 습기를 피하도록 손전등 안에 제병을 숨겨 보냈습니다. ……
그때 느꼈던 기쁨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습니다.
날마다 세 방울의 포도주와 한 방울의 물을 손바닥에 올려놓고 미사를 거행했습니다.
이것이 저의 제대였고 주교좌성당이었습니다.”
베트남이 공산화될 때 정부군에 체포되어 13년 동안 감옥에 갇혀 있었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구엔 반 투안 주교님의 이야기입니다.
주교님은 수용소에 계시면서 밤이면 불이 다 꺼진 수용소 침대에서
손바닥을 제대 삼아 포도주 세 방울로 미사를 봉헌하셨습니다.
담뱃갑 종이로 작은 주머니를 만들어 성체를 보존하시고
신자들과 함께 성체 조배를 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상상할 수 없는 방식으로 주교님과 신자들을 도와주셨고, 오히려 그곳에서
사람들이 더욱 열렬한 신앙인이 되었다고 고백하십니다.
성체성사는 이토록 중요한 것입니다.
절망 속에서도 성체성사는 구원의 빛이 되고 주님을 만나는 통로가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지금 신앙생활이 자유로운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럴 때 주님께 더욱 감사드리며, 더 자주 미사에 참여하고,
더 정성껏 미사를 봉헌해야 할 것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6월 26일
H-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