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 복음 말씀 ♥
+. 하느님께서 보내신 사람이 있었는데 그의 이름은 요한이었다. 그는 증언하러 왔다. 빛을 증언하여 자기를 통해 모든 사람이 믿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 사람은 빛이 아니었다. 빛을 증언하러 왔을 따름이다.
요한의 증언은 이러하다. 유다인들이 예루살렘에서 사제들과 레위인들을 요한에게 보내어, “당신은 누구요?” 하고 물었을 때, 요한은 서슴지 않고 고백하였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다.” 하고 고백한 것이다.
그들이 “그러면 누구란 말이오? 엘리야요?” 하고 묻자, 요한은 “아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그 예언자요?” 하고 물어도 다시 “아니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그들이 물었다. “당신은 누구요? 우리를 보낸 이들에게 우리가 대답을 해야 하오. 당신은 자신을 무엇이라고 말하는 것이오?”
요한이 말하였다. “나는 이사야 예언자가 말한 대로 ‘너희는 주님의 길을 곧게 내어라.’ 하고 광야에서 외치는 이의 소리다.”
그들은 바리사이들이 보낸 사람들이었다. 이들이 요한에게 물었다. “당신이 그리스도도 아니고 엘리야도 아니고 그 예언자도 아니라면, 세례는 왜 주는 것이오?”
그러자 요한이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이는 요한이 세례를 주던 요르단 강 건너편 베타니아에서 일어난 일이다.
(요한 1,6-8.19-28)
♥ 오늘의 묵상 ♥
“내 안에 있는 황폐함은 무엇인가? /
내 안에 있는 부족함은 무엇인가? /
내 안에 있는 외로움은 무엇인가? /
내 안에 있는 고통은 무엇인가? /
내 안에 있는 힘겨움은 무엇인가? /
내 안에 있는 목마름은 무엇인가? /
나를 초라하게 하고 지치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
예수회 송봉모 신부님이 쓴 소책자 『광야에 선 인간』에서 묻는 질문입니다.
광야는 버려진 벌판, 외롭고 쓸쓸한 메마른 땅입니다.
우리 내면에도 바로 이런 자리가 있습니다.
그곳이 바로 우리 인생의 ‘광야’라고 할 것입니다.
우리는 결핍된 존재이기에 누구나 광야를 안고 삽니다.
‘광야에 선 인간’은 두려움과 불안 때문에 죽기 살기로 광야를 탈출하려고 합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더 모으고 더 챙깁니다.
그러면 우리의 광야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럴수록 우리 내면은 더 황폐해지고 우리 인생은 더욱 초라해지며 우리는 더 지쳐만 갑니다.
우리를 외롭게 하는 내면의 광야는 피할 수도, 다른 것으로 채울 수도 없는 곳입니다.
따라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우리 힘으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한계를 만나며 주님만이 희망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바로 마음속 깊은 곳에서 비로소 우리의 목마름은 채워지고 우리는 위로를 받게 됩니다.
내면의 광야는 하느님을 만나는 매우 소중한 장소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12월 11일
H-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