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 복음 말씀 ♥
+.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누가 벗이 있는데, 한밤중에 그 벗을 찾아가 이렇게 말하였다고 하자. ‘여보게, 빵 세 개만 꾸어 주게. 내 벗이 길을 가다가 나에게 들렀는데 내놓을 것이 없네.’ 그러면 그 사람이 안에서, ‘나를 괴롭히지 말게. 벌써 문을 닫아걸고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들었네. 그러니 지금 일어나서 건네줄 수가 없네.’ 하고 대답할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그 사람이 벗이라는 이유 때문에 일어나서 빵을 주지는 않는다 하더라도, 그가 줄곧 졸라 대면 마침내 일어나서 그에게 필요한 만큼 다 줄 것이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청하여라,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 찾아라, 너희가 얻을 것이다. 문을 두드려라, 너희에게 열릴 것이다. 누구든지 청하는 이는 받고, 찾는 이는 얻고, 문을 두드리는 이에게는 열릴 것이다.
너희 가운데 어느 아버지가 아들이 생선을 청하는데, 생선 대신에 뱀을 주겠느냐? 달걀을 청하는데 전갈을 주겠느냐?
너희가 악해도 자녀들에게는 좋은 것을 줄 줄 알거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서야 당신께 청하는 이들에게 성령을 얼마나 더 잘 주시겠느냐?”
(루카 11,5-13)
♥ 오늘의 묵상 ♥
미국의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매슬로우(Abraham Maslow)는 인간에게는 다섯 단계의 욕구가 있다고 했습니다.
그 첫 단계가 의식주와 같이 인간이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생리적 욕구’입니다.
이 욕구가 충족되면 두 번째 단계는 신체적 감정적 위험에서 보호받고 안전하기를 바라는 욕구가 생기고,
이것이 충족되면 그 다음 단계로 진행되는데, 마지막 다섯 번째 단계에서는 ‘자아실현의 욕구’가 생긴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간의 욕구 단계처럼 기도에도 단계가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초 단계는 기복적인 기도입니다.
이 기도에서는 자신의 건강이나 재산을 지켜 주고 지금보다 현세적으로 좀 더 나은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기도가 깊어지고 성숙해질수록 기도의 내용도 바뀌게 됩니다.
자신이 어떤 처지에 있든지 현실에 만족하고 감사하는 기도를 바치게 되며,
나아가 자신의 뜻이 아니라 주님의 뜻이 자신을 통해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기도를 하게 됩니다.
알폰소 성인이 말씀하셨지요. 우리가 청하는 은총은 현세적인 것이 아니라 영원한 행복과 관련이
있는 것이어야 한다고. 물론 주님께서는 우리 인간의 현세적 욕구와 처지를 외면하지 않으십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올바른 믿음을 가지고 청하는 것은 들어주십니다.
그러나 우리 기도는 사탕을 달라고 조르는 아이들처럼 눈앞의 욕구만 채우려는 것보다
영원성에 가닿는 단계로 성숙해야 합니다.
인간 욕구의 단계가 물질적인 것에서 정신적인 것으로 나아갔듯이,
우리의 기도도 기복적인 것에서 영성적인 것으로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신앙이 성숙한다는 것은 기도의 내용이 성숙해 간다는 것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10월 6일
H-Sim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