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교회는 부활 제4주일을 ‘성소 주일’로 지낸다. 성소 주일은 ‘착한 목자 주일’이라고도 불리는데,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이 제정하였다. 성소 주일은 넓은 의미에서는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지만, 이날은 특히 성직자와 수도자, 그리고 복음 선교를 위해 기도와 희생을 바친다. 교회는 온 삶을 바쳐 하느님 사랑을 전하고 교회와 세상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을 필요로 한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루카 10,2)라고 하신 말씀처럼 이날 모든 신자는 더 많은 일꾼을 보내 달라고 기도한다.

<나는 양들의 문이다.>

♥ 복음 말씀 ♥
+.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양 우리에 들어갈 때에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다른 데로 넘어 들어가는 자는 도둑이며 강도다. 그러나 문으로 들어가는 이는 양들의 목자다. 문지기는 목자에게 문을 열어 주고, 양들은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는다. 그리고 목자는 자기 양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불러 밖으로 데리고 나간다.
이렇게 자기 양들을 모두 밖으로 이끌어 낸 다음, 그는 앞장서 가고 양들은 그를 따른다. 양들이 그의 목소리를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낯선 사람은 따르지 않고 오히려 피해 달아난다. 낯선 사람들의 목소리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바리사이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께서 자기들에게 이야기하시는 것이 무슨 뜻인지 깨닫지 못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이르셨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양들의 문이다. 나보다 먼저 온 자들은 모두 도둑이며 강도다. 그래서 양들은 그들의 말을 듣지 않았다.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하여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도둑은 다만 훔치고 죽이고 멸망시키려고 올 뿐이다. 그러나 나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또 얻어 넘치게 하려고 왔다.”
(요한 10,1-10)
♥ 오늘의 묵상 ♥
예수님께서 나셨던 팔레스티나는 우리나라 경상도 정도 크기의 작은 나라입니다.
해안 지역을 빼고는 대부분 지역의 기후가 건조하고 메마른 나라입니다.
당시 내륙 지방의 갈릴래아 지역과 요르단 강 주변을 빼고는
올리브를 가꾸고 양 떼를 기르며 목축업을 할 수 있는 산록 지대였습니다.
팔레스티나 지역의 기후는 우기와 건기로 나누어지는데,
특히 건기가 되면 목자들이 양들을 데리고 멀리 풀밭을 찾아다녀야 했습니다.
그러다가 날이 저물면 임시 양 우리에 들어가 다른 양 떼들과 섞여 밤을 지내게 됩니다.
그래서 밤이면 종종 도둑들이 양 우리를 넘고 들어와
양들을 해치고 훔쳐서 달아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아침이 되면 목자들은 각자 자기의 양들을 하나하나 불러내어 다시 풀밭으로 데려갑니다.
목자들이 양 떼를 그냥 몰고 다니는 것 같지만
사실은 양들 하나하나에 목자들이 지어 준 고유한 이름이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신의 목자가 이름을 부르면 그 목소리를 정확히 알아듣고
소리를 내며 주인을 따라 나선다고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목자와 양들의 풍경을 보시며 사셨습니다.
그래서 당신을 따르는 사람들의 무리가 마치 양들처럼 느껴지셨을 것입니다.
어디로 갈지,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을 바라보시며
“마치 목자 없는 양과 같다.”(마르 6,34)라고 하셨지요.
그래서 몸소 우리 인생길을 이끄시는 목자가 되어 주셨습니다.
이른 아침 목자를 따라 나서는 양들처럼, 우리는 오늘도 신나게 주님을 따라나서는 것입니다.
그분의 목소리를 들으며 그분께서 이끄시는 대로 사는 것입니다.
착한 목자이신 그분께서 오늘도 좋은 것을 주시지 않겠습니까?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5월 15일
H-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