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시기
부활은 구원의 역사 안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의 핵심이다. 부활은 3세기까지 초기 교회에 하나밖에 없는 축일이었다. 초기 교회 때, 예수 부활 대축일에 세례를 받은 새 신자들은 한 주간을 자기들의 축제 주간으로 생각하였다. 그들은 새로 난 기쁨을 나누며 교회 공동체 생활과 성사 생활을 배우면서 지냈다. 새 영세자들은 부활 팔일 축제 동안 날마다 순회 미사에 참여하여 영성체를 했다. 12세기부터는 부활 축제를 8일로 끝내지 않고 성령 강림까지 7주간을 부활 시기로 정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오고 있다. 1년을 하나의 기간으로 하는 오늘날 교회력은 이렇게 예수 부활 대축일을 중심으로 부활 시기가 가장 먼저 이루어지면서 만들어졌다.
부활의 신비가 완성되는 성령 강림 대축일까지 50일 동안 계속되는 부활 시기는 부활의 은총이 풍성히 내려지는 시기로 이해된다. 그래서 ‘축일’ 같이 또는 ‘큰 주일’ 같이 부활 시기를 지낸다. 이에 따라 부활 시기 전례 또한 주님 부활의 기쁨과 찬미를 드러낸다. 사순 시기에 금지했던 ‘알렐루야’와 ‘대영광송’을 다시 노래하며, 미사 때마다 부활초를 밝힌다. 사제 제의는 기쁨을 나타내는 백색으로 입는다.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 복음 말씀 ♥
+. 그때에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무덤을 떠나,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러 달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예수님께서 마주 오시면서 그 여자들에게 “평안하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다가가 엎드려 그분의 발을 붙잡고 절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여자들이 돌아가는 동안에 경비병 몇 사람이 도성 안으로 가서, 일어난 일을 모두 수석 사제들에게 알렸다. 수석 사제들은 원로들과 함께 모여 의논한 끝에 군사들에게 많은 돈을 주면서 말하였다. “‘예수의 제자들이 밤중에 와서 우리가 잠든 사이에 시체를 훔쳐 갔다.’ 하여라. 이 소식이 총독의 귀에 들어가더라도, 우리가 그를 설득하여 너희가 걱정할 필요가 없게 해 주겠다.”
경비병들은 돈을 받고 시킨 대로 하였다. 그리하여 이 말이 오늘날까지도 유다인들 사이에 퍼져 있다.
(마태오 28,8-15)
♥ 오늘의 묵상 ♥
옛날 우리 나라는 남성 중심의 전통적인 유교 윤리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아직도 이런 문화는 우리 사회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우리의 할머니 세대만 하더라도 ‘여성’이기 때문에 가슴에 많은 상처를 안고 살아야 했습니다.
이렇게 치유되지 않은 상처와 해결되지 않는 억눌린 심정을 우리는 ‘한’(恨) 이라고 불렀습니다.
유다 사회의 여성도 이런 한스러운 삶을 살았습니다.
예수님 시대에는 더욱 강한 남성 중심의 율법주의에 빠진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구약 시대보다 여성의 지위는 더욱 열악했습니다.
그 사회에서 여성은 어리석고 우상 숭배에 잘 빠지는 열등한 존재로서
때로는 물건이나 종처럼 팔릴 수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유다 사회의 여성은 우리 나라의 옛 여성보다
훨씬 더한 상처와 한을 안고 살았던 것입니다. 그런 사회 분위기에서 예수님만은 달랐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성에 대한 아무런 편견도 없으셨을 뿐만 아니라,
예수님의 결혼관에서 볼 수 있듯이 예수님께서는 여성을 남성의
욕망에 침해당할 수 없는 동등한 인격체로 회복시키셨습니다(마르 10,6-12 참조).
토라에 대한 배움의 기회가 전혀 없는 사회 환경을 깨고
마리아를 발치에 앉혀서 가르치셨고(루카 10,39 참조),
부도덕하다고 낙인찍힌 여성조차도 예수님의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을 수 있게 하셨습니다(루카 7,38참조).
오늘 복음에서 유다 사회의 여성들이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을 통해서 상처에서 해방되었던 여성들이 예수님 부활의 증거자가 됩니다.
불어에서 ‘상처’와 ‘은총’은 같은 어원에서 비롯되었다고 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제 여성뿐만 아니라 우리의 모든 상처를 은총으로 바꾸어 놓습니다.
이것이 예수님 부활의 힘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4월 25일
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