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성야]
부활 성야 미사는 주님께서 부활하신 거룩한 밤을 기념하여 교회 전례에서 가장 성대하게 진행한다.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 파라오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셨듯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인류를 죄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주신 날을 기념한다. 따라서 교회는 장엄한 전례를 통하여, 죽음을 이기시고 참된 승리와 해방을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맞이한다.

<예수님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고,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것입니다.>

♥ 복음 말씀 ♥
+. 안식일이 지나고 주간 첫날이 밝아 올 무렵, 마리아 막달레나와 다른 마리아가 무덤을 보러 갔다. 그런데 갑자기 큰 지진이 일어났다. 그리고 주님의 천사가 하늘에서 내려오더니 무덤으로 다가가 돌을 옆으로 굴리고서는 그 위에 앉는 것이었다.
그의 모습은 번개 같고 옷은 눈처럼 희었다. 무덤을 경비하던 자들은 천사를 보고 두려워 떨다가 까무러쳤다.
그때에 천사가 여자들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너희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예수님을 찾는 줄을 나는 안다. 그분께서는 여기에 계시지 않는다. 말씀하신 대로 그분께서는 되살아나셨다. 와서 그분께서 누워 계셨던 곳을 보아라. 그러니 서둘러 그분의 제자들에게 가서 이렇게 일러라.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되살아나셨습니다. 이제 여러분보다 먼저 갈릴래아로 가실 터이니, 여러분은 그분을 거기에서 뵙게 될 것입니다.’ 이것이 내가 너희에게 알리는 말이다.”
그 여자들은 두려워하면서도 크게 기뻐하며 서둘러 무덤을 떠나, 제자들에게 소식을 전하러 달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예수님께서 마주 오시면서 그 여자들에게 “평안하냐?” 하고 말씀하셨다. 그들은 다가가 엎드려 그분의 발을 붙잡고 절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두려워하지 마라. 가서 내 형제들에게 갈릴래아로 가라고 전하여라. 그들은 거기에서 나를 보게 될 것이다.”
(마태오 28,1-10)
♥ 오늘의 묵상 ♥
예수님의 부활을 맨 처음 만난 여인이 있습니다. 바로 마리아 막달레나입니다.
복음서에서 일곱 마귀에 사로잡혔다가 예수님을 만나 낫게 된 여인입니다(루카 8,2 참조).
이런 인연으로 예수님을 만난 마리아 막달레나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돌아가시기까지,
아니 그 너머 죽음의 장소까지 그분과 함께한 여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마치 아가의 여인처럼 자기 영혼의 사랑이신
예수님을 찾아 날이 밝기도 전 무덤 앞에 와 있습니다.
요한 사도는 사랑은 두려움을 몰아낸다고 했습니다(1요한 4,18 참조).
예수님을 향한 지극한 사랑은 어둠도 죽음도 두렵지 않습니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은 하느님께서 누구신지를 안다고 했습니다(1요한 4,7 참조).
마리아 막달레나는 주님에 대한 지극한 사랑 때문에
부활하신 주님을 가장 먼저 알아 뵙는 기쁨을 누립니다.
사실 진정한 사랑은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나지 않습니다.
죽어서 끝나 버릴 사랑이라면 보이는 것에 대한 집착이지 진정한 사랑이 아닙니다.
영혼의 사랑은 삶과 죽음을 넘어 영원성에 가 닿아 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분명히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묻히셨지만
마리아 막달레나의 사랑은 계속됩니다.
부활하신 주님과 만남은 바로 사랑의 영원성을 말해 줍니다.
아무런 조건 없이 바친 사랑에는 분명히 깊은 의미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가족이라도 좋고 이웃이라도 좋습니다.
에로스 사랑을 넘어 자신을 온전히 내어 주는 아가페 사랑이면
분명히 그 안에는 부활의 신비가 담겨 있습니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한 주님 부활의 체험은 오늘날
우리 삶 한가운데 이런 사랑의 관계 속에서 계속됩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4월 23일
H-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