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죽음
야훼, 하느님
날 때부터 이 몸은 당신께 마껴진 몸
당신은 모태에서부터 저의 주님
우리의 하느님 이시오니
멀리 하지 마옵시고 가까이 하여 주십시오, 주님!
"나의 하느님, 나의 하느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 「마르 15.34」
살려 달라 울부짖는 소리
들리지도 않으셨습니까?
주님, 무엇에 쓰시려고 이 몸 부르셨나이까?
이렇게 기쁨 안고 당신께 달려가오니
야훼 하느님
모른 체 마옵시고 이 맘 위로해 주십시오.
감사드리게 하여 주십시오.
-아멘-

사랑하는 우리 가족 !
[ 8 男妹의 夫婦 ]
聖 家庭이 되게 하소서 !
黃聖根 15. 5.22.[을묘 4. 9.] ............[서기1997.10. 7.(음력 9월6일.)선종]
池順蘭 23. 3.19.[계해 2. 3.] ............[黃聖根 (음.15. 4. 9.] 41. 5. .. 결혼]
黃日榮 43. 4.19.[계미 3. 16.] ..........[鄭址花 [양.43.10. 1.] 67.12. 1.결혼]
黃英玉 47.4.11[정해“윤”2. 20] .........[金海寧 [음.44. 4. 6.] 70. 6. 6.결혼]
黃日善 49. 7.12.[기축 6. 17.] ..........[崔英玉 [음.57.10.12.] 79. 3.19.결혼]
黃日俊 52. 4.10.[임진 3. 16.] ..........[金福順 [음.56. 5.19.] 83.10.20.결혼]
黃日奎 55. 4.14.[을미 3. 22.] ..........[金基淑 [음.58. 5.14.] 81.11.22.결혼]
黃日賢 57.10.1[정유“윤”8. 8.] .........[金玄順 [음.64. 1.10.] 87.12. 4.결혼]
黃英淑 60. 2. 9.[경자 1. 13.] ...........[曺英鎬 [음.57.12 10.] 84.12. 2.결혼]
黃英美 66. 4.10.[병오 3. 20.] ..........[김병규 [양.67. 7 14.] 92.11.15.결혼]
黃銀河 68. 6.13.[정미 5. 6.] ............[Peter. [양.67.10.11.] 94. 8. 6.결혼]
黃銀珠 69. 9. 8.[기유 7.27.] ............[徐俸燮 [양.64. 2.16.] 94.10.23.결혼]
黃嬉鏡 72. 5.16.[임자 4.24.] .........
黃銀嬉 77. 3.31.[정사 2.12.] ......

1997년 10월 7일 05시
아버지께서 좀 이상하시다는 연락이 받았다.
부랴부랴 간단히 챙겨서 장호원으로 차를 몰았다. 늘 이맘때「환절기[環節器]」만 되면 호흡 장애가 더욱 심하여 지곤 했는데!....
온갖 잡념으로 머리를 혼동시킨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병원으로 모셔야 할지 아니면 그대로 지켜보고만 있어야 할 것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며, 더욱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 가고만 있다. 벌써 오래 전부터 그렇게도 잘 듣던 「은하 韓醫院」의 약도 이제는 듣지를 않는다. 그렇다고 이렇게 때만 기다려야 하는 건지!..
새벽을 가르는 차 속의 공기로 질식 할 것만 같다. 고속 도로변의 용인 휴게소에서 커피와 담배로 잠시 안정을 취해야만 했다. 장호원에 도착하여 차[車]에서 내려 집으로 들어서려는 순간 대문 앞에 까만 조의기[弔意旗]가 걸려 있는 것이 아닌가!
이게 대체 어찌된 일이더란 말인가 !
바로 엊그제 내가
병원[病院]에서 귀 수술 후 퇴원[退院] 하면서
안부[安否] 전화에도 별일 없으셨던 그분이...
이렇게 세상[世上]을 갑자기 떠나시다니......
동트는 새벽하늘이 온통 까맣게 변하여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불쌍하신 어른
세상을 잘 못 태여 나시어,
어렵게도 9대의 독자[獨子]로
데리고 온 큰아들, 딸만 찾던
어머니의 따뜻한 사랑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한 채
일제치하[日帝治下]의 어려움과 일본 증용,
고생만 골라 하시던
우리 아버지 !
어머니와 결혼하시어 우리 8남매[男妹]를 두시고
그 동안 형언[形言] 할 수 없는 고생으로 평생[平生]을 보내셨다.
아들 딸 모두 결혼[結婚]하여 이제는 편히 지내실 수 있으련만
이렇게도 가만히 보아 주지를 않는구나!
젊어서부터 앓고 계시던 해소 병으로
말년에 고생만 하시다가 조용히 눈을 감으셨다.
그 많은 자손[子孫]을 두시고도 아무도 만나 보시지 않고 혼자서 조용히 가셨다.
그 날은 바로 감곡 성당 성체대회[聖體大會] 날이다.



당신이 젊었을 때, 이 성체거동[聖體擧動] 행사 준비로 손수 꽃 문[아치]을 만들어 세우고 톱밥을 물들여 성당 문까지 곱고 아름답게 수놓아 성체[聖體]가 지나시는 길에 장식하는 일에 진두지휘하시던 당신이, 바로 오늘 행사도 시작하기 전에 조용히 혼자서 가시었습니다. 왜 ? 아무런 말씀도 없이 그렇게도 외롭게 혼자서 떠나 가시였습니까?
아버지, 아버지라고 부를 자격[資格]도 없는 이 불효자식[不孝子息] ! 하늘나라에서라도 많이 꾸짖어 주십시오. 아버지 ! 대자인 황신부님, 형제신부와 그 가족들도 오셔서 아버지께 명복[冥福]을 빌어 주셨답니다. 그리고 작은 황신부님이 본당 신부님과 함께 장례미사와 고별식 예절[禮節]을 직접 해 주셨습니다.
황신부님의 강론이 성당안 모든 신자들을 울렸답니다. 그리고 당신이 그리도 보고 싶어 하시던 박수녀님도 장례미사에 참례하였답니다.
아버지 !
이 세상[世上]에서 이루지 못한 행복[幸福] 하느님 곁에서 영원[永遠]한 행복[幸福] 누리세요.
아버지 ! 이 못난 불효자식들 용서하시고 항상 보호[保護]해 주십시오. 우리8 남매[男妹] 내외[內外] 모두 고백상사를 보았답니다. 그렇게도 걱정하시던 일준 이와 그의 처도 그리고 요왕이도, 또 일선이 딸 은정이도 말입니다. 이러한 마음이 변치 않고 끝까지 하느님께 더욱 가까워 질 수 있도록 돌보시며 보호[保護]해 주십시오.
아버지 ! 삼우제를 마치고 이렇게 집에 돌아와서 용서를 빌고 있답니다. 아버지께 죄스럽지만 그 동안의 육신[肉身]의 피로를 단잠으로 풀고 목욕도 하고 이발도 하였답니다. 괜찮으신지요? 내일 귀 수술한 결과[結果]를 보러 병원[病院]에 간답니다. 아버지가 기도 많이 하고 가셨기 때문에 결과는 좋으리라고 믿고 있답니다... 내 몸 생각 않고 오직 자식들 위해 평생[平生] 고생만 하시다가 가시는 그 순간까지도 못난 자식들을 위해 묵주 알을 넘기시며 조용히 그리고 아무도 모르게 떠나가시었다. 부디 하느님 곁에서 영원[永遠]한 은총[恩寵] 받으시기 기도합니다.
아버지 !
가신지 8 일이 되는 간밤에는 장대 같은 지가 내리기도 했답니다. 주무시기에 춥지는 않으셨는지요? 정성 드려 입혀드린 뗏장은 씻겨 내리지 않았는지요? 찾아뵙도록 일선이 에게 전화만 했답니다. 저는 목요일 병원에서 치료받고 내려가겠습니다. 아버지! 새벽 연도로 인사를 드리고는 이곳 자유공원[自由公園]을 돌며 아버지께서 못다 넘기신 그 묵주 알을 넘기며 이렇게나마 아버지께 사죄하고 있답니다. 간밤의 비로 날씨가 많이 쌀쌀하여 졌답니다. 가을이 무르익고 온통 단풍으로 물든 잎들이 떨어지기 시작하는군요. 당신께서는 그리도 서둘러 아무도 모르게 쓸쓸히 고독[孤獨]을 택하셨단 말입니까 ?
불러 주시지요. 말씀도 좀 주시구요. 하실 말씀이 많으셨을 텐데요.
그렇게 아무도 만나 보시지 않고 조용히 그 길을 가시었습니까?
흙으로 돌아가 땅 속에 묻히신 것이다. 한 줌의 흙으로 말이다.......

혼자 가는 길
그 얼마나 답답하고 괴로웠으면
웃옷을 벗어 던지고는
아무런 말씀도 없이 홀로 쓸쓸히
영원[永遠]한 곳으로 가시었을까!
옆에서 잠자고 있는 마나님이
행여나 깰까 걱정이 되여
조심스럽게 혼자서 조용히 가시었다.
왜 ? 혼자서 고통[苦痛]을 삼키셨습니까?
이 몸 불러 나주시지 않고....
로사리오의 복되신 동정 성모마리아의 기념일[記念日]!
한 손에는 묵주 알, 또 한 손에는 성모님의 손을 잡고
영원[永遠]한 삶을 위해 하느님께로....
당신이 마지막 가는 길, 당신의 손에는
생전[生前]에 그리도 좋아하던 묵주를 쥐고
가시었답니다.

족보[族譜]
[이것이 유언「遺言」일 줄이야]
1997년 9월 16일 (한가위)
추석「秋夕」날의 아침이다. 금년「今年」에도 어김없이 우리 5 형제「兄弟」가 모두 시골(장호원)에서 자리를 같이 했다. 아버지께서 집합명령「集合命令」을 내리셨다. 모처럼의 집합명령에 온 가족「家族」이 모여 숙연「肅然」한 침묵「沈黙」이 흘렀다. 숨을 몰아쉬시며 아버지께서 말씀을 하셨다. 차례「茶禮」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조상「祖上」과 족보「族譜」에 대한 이야기 ! 9 대에 걸쳐 이어온 아버지 역시 족보「族譜」에 관한 한 물려받은바 없기에 우리 형제「兄弟」에게도 족보「族譜」를 물려주시지 못함에 대한 설명과 미안히 하시는 그 모습에 오히려 죄스럽기까지 하였다.
할아버지의 산소「山所」도 잃어버려 찾을 길이 없었다. 충주 연못가 공동묘지「共同墓地」에 모셨던 할아버지의 산소가 공사「工事」로 인한 이장공고「移葬公告」를 하였다 하는데 기간「期間」이 지난 후라 없어져버린 것이다. 할머니 역시 전「前」남편이었던 유(氏)할아버지와 합장「合葬」 하시었다. 이렇게 음성에 모셔진 할머니 산소를 찾아 성묘「省墓」 하는 것이 조상「祖上」을 모시는 전부(全部)인 것이다. 우리 5형제가 매년 추석「秋夕」이 되면 할머니를 찾아 성묘「省墓」하고 큰댁(음성 안셀모 큰 형님)에 들려오곤 한다.
금년 추석에는 큰댁 5형제도 모두 음성에서 명절「名節」을 보내고 있기에 모두들 만날 수 있었다. 큰집 형제「兄弟」들도 모두 장호원으로 아버지를 찾아 인사를 드렸다. 무척이나 기뻐 하셨다. 오랜 시간동안 옛날이야기에 묻혀 그 때의 일들을 그려 볼 수 있었다. 어려운 환경「環境」속에서의 생활「生活」들을 상상할 수 있었다. 성「씨」가 다른 큰집과 작은집 사이에서 틈이 벌어지고 왕래「往來」가 멀어져만 갔다. 그러나 4촌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친척이라고는 없는 우리들인지라 서로 우리의 아버지를 낳아주신 한 할머니가 아니신가? 동기간이라고는 이 말고 또 누가 있단 말인가? 서로 이해「理解」하고 도와가며 의지할 수 있는 사촌들이 되였으면 한다. 나만을 생각하고 상대「相對」를 탓하기보다는 상대를 먼저 생각하고 내가 먼저 행동「行動」하면 문제「問題」 될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지난날 무관「無關」했고 무시「無視」하고 미워했던 그런 일들이 민망하고 미안하기만 하다. 동기간도 없는 우리들이 왜 미워했나? 서로가 조금씩만 양보「讓步」하고 서로 이해「理解」한다면 이렇게도 편안하고 위안, 의지하며 우애「友愛」를 나눌 수 있지 않는가!
이렇게 사촌들끼리 화기애애하고 우애「友愛」를 보이는 것이 아버지에게 흡족함을 주신 것 같다. 앞으로도 계속 우애「友愛」를 갖고 서로 돕고 의지하며 살아 갈 것을 당부「當付」 하시었다. 이것이 우리들 사촌「四寸」간 모두에게 당부「當付」하시는 마지막 유언「遺言」이 될 줄이야.....
아버지 초상「初喪」때에 수고해준 큰집 형제들에게 감사한다. 특히 칠순「七旬」이 넘은 큰 형님이 장조카로서의 상복「喪服」을 입고 빈소「殯所」를 지키느라 고생이 많으셨다. 큰집 형제들에게 다시 한번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9대 독자의 초상「初喪」집 이 라지만 아들 5형제와 맏사위 그리고 장조카, 세 딸과 다섯 명의 며느리, 이렇게 상복「喪服」을 하고 또 많은 사위, 조카들의 건 잡이들이 북적대는 장례「葬禮」였다.
▒ 장례「葬禮」에 수고 하여주신 모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 세상을 떠난 부모를 위한 기도
○ 주님, 주님께서는 부모를 효도로 공경하며
은혜를 갚으라 하셨나이다.
●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생각하며 기도하오니
세상에서 주님을 섬기고 주님의 가르침을 따랐던
아버지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영원한 행복을 누리게 하소서.
○ 또한 저희는 아버지를 생각하여
언제나 서로 화목하고 사랑하며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게 하소서.
●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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