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 복음 말씀 ♥
+. 그때에 예수님께서 사도들에게 말씀하셨다.
“가서 ‘하늘 나라가 가까이 왔다.’ 하고 선포하여라. 앓는 이들을 고쳐 주고 죽은 이들을 일으켜 주어라. 나병 환자들을 깨끗하게 해 주고 마귀들을 쫓아내어라.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
전대에 금도 은도 구리 돈도 지니지 마라. 여행 보따리도 여벌 옷도 신발도 지팡이도 지니지 마라. 일꾼이 자기 먹을 것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어떤 고을이나 마을에 들어가거든, 그곳에서 마땅한 사람을 찾아내어 떠날 때까지 거기에 머물러라.
집에 들어가면 그 집에 평화를 빈다고 인사하여라. 그 집이 평화를 누리기에 마땅하면 너희의 평화가 그 집에 내리고, 마땅하지 않으면 그 평화가 너희에게 돌아올 것이다.
누구든지 너희를 받아들이지 않고 너희 말도 듣지 않거든, 그 집이나 그 고을을 떠날 때에 너희 발의 먼지를 털어 버려라.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심판 날에는 소돔과 고모라 땅이 그 고을보다 견디기 쉬울 것이다.”
(마태오 10,7-15)
♥ 오늘의 묵상 ♥
젊었을 때 고생을 많이 하셔서 지금은 관절이 아파 잘 걷지를 못하시는 마르타 할머니가 계십니다.
제대로 거동은 못 하시지만 늘 말씀 안에 사시며 하루 종일 기도만 하시는 아름다운 분이십니다.
병으로 고통스러워 하시면서도 자식들 집을 이리저리 오가며 지내시는
할머니의 얼굴은 늘 천진하며 맑고 밝으십니다.
언젠가 복음 나누기를 하시면서 할머니는 이런 나눔을 들려주셨습니다.
“옛날에는 돈이 한 푼도 없으니까 마음이 참 편했습니다.
그저 집에서 밥 한 끼 먹고 성경 읽고 기도하는 것으로 행복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노인 연금이라는 것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돈이 생기니까 손주들에게 용돈도 주고, 돈으로 하고 싶은 것도 조금씩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처음엔 그저 좋았는데, 점점 욕심이 생겼습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아지고 손주들에게도 돈을 좀 더 주고 싶어졌습니다.
아무것도 없을 때보다 오히려 마음이 산란해지고 평화롭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말씀과 기도 속에 참으로 자유롭게 사시던 할머니에게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영성 생활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 주는 예입니다.
사람들은 어느 정도의 재물만 모으면 자신의 삶이 안정되고 평화롭게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속담에 ‘말 타면 종 두고 싶다.’는 말이 있듯이
인간의 욕심은 가진 만큼 끝없이 불어나게 마련입니다.
세상에서 내가 누리는 모든 것이 자신이 노력해서 얻은 것 같지만 사실은 거저 받은 것입니다.
재물도 능력도 건강도 거저 받았습니다. 모든 것은 주님께서 주신 것이니,
그것들에 몸과 마음을 두려 하지 말고 주님께 의탁하며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7월 7일
H-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