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안식일일지라도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 복음 말씀 ♥
+.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어떤 회당에서 가르치고 계셨다. 마침 그곳에 열여덟 해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는 여자가 있었다. 그는 허리가 굽어 몸을 조금도 펼 수가 없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를 보시고 가까이 부르시어,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하시고, 그 여자에게 손을 얹으셨다. 그러자 그 여자가 즉시 똑바로 일어서서 하느님을 찬양하였다.
그런데 회당장은 예수님께서 안식일에 병을 고쳐 주셨으므로 분개하여 군중에게 말하였다. “일하는 날이 엿새나 있습니다. 그러니 그 엿새 동안에 와서 치료를 받으십시오. 안식일에는 안 됩니다.”
그러자 주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위선자들아, 너희는 저마다 안식일에도 자기 소나 나귀를 구유에서 풀어 물을 먹이러 끌고 가지 않느냐?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를 사탄이 무려 열여덟 해 동안이나 묶어 놓았는데, 안식일일지라도 그 속박에서 풀어 주어야 하지 않느냐?”
예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니 그분의 적대자들은 모두 망신을 당하였다. 그러나 군중은 모두 그분께서 하신 그 모든 영광스러운 일을 두고 기뻐하였다.
(루카 13,10-17)
♥ 오늘의 묵상 ♥
어느 안식일에 예수님께서는 말씀을 가르치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청중 속에는 18년 동안이나 병마에 시달리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여인은 허리가 심하게 굽어 몸을 펼 수가 없었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여인을 가까이 부르시고는 기적의 말씀을 건네십니다.
“여인아, 너는 병에서 풀려났다.” 그러시고는 머리에 손을 얹어 기도해 주셨습니다.
그 순간 여인은 허리를 펴고 곧게 섭니다. 자신도 모르는 힘을 느꼈던 것이지요.
놀란 여인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예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져 바라봅니다. 갑자기 회당 안은 술렁임으로 차오릅니다.
누구라도 당시 상황을 상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회당장은 안식일에 병을 고쳐 준다고 투덜거립니다.
그 역시 18년 동안이나 고통 속에 살았던 여인의 처지를 모르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에겐 율법 준수가 더 소중했습니다.
안식일이 아닌 날, 얼마든지 병을 고쳐 줄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기적은 사랑입니다.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사랑의 은총입니다.
굽은 허리 때문에 숨어 지냈던 여인이었지만 기적을 체험합니다.
사랑받을 자격이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매일매일 회당을 지키며 말씀을 돌보는 것이 직업이었던 회당장은 꾸중을 듣습니다.
기적을 인간의 잣대로 평가하려 했기 때문입니다.
기적은 하느님의 영역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08년 10월 27일
H-Simon 
2011년 10월 24일
H-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