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2011년 12월 18일[(자) 대림 제4주일]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다.>

H-Simon 2011. 12. 18. 03:30

                    오 늘 의   묵 상           H-Simon

 

[(자) 대림 제4주일]

 

오늘은 대림 제4주일입니다. 오늘 가브리엘 천사가 나자렛의 마리아에게 나타나 잉태 소식을 전합니다. 감당할 수 없는 운명이지만 겸손한 마음과 굳은 믿음으로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입니다. 겸손과 믿음은 하느님께서 세상을 구원하시려고 일하시는 자리입니다. 우리도 우리 마음속에 하느님을 모실 자리를 마련해야 하겠습니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다.>

 

♥ 복음 말씀 ♥

 

+. 그때에 하느님께서는 가브리엘 천사를 갈릴래아 지방 나자렛이라는 고을로 보내시어, 다윗 집안의 요셉이라는 사람과 약혼한 처녀를 찾아가게 하셨다. 그 처녀의 이름은 마리아였다.

천사가 마리아의 집으로 들어가 말하였다. “은총이 가득한 이여, 기뻐하여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시다.” 이 말에 마리아는 몹시 놀랐다. 그리고 이 인사말이 무슨 뜻인가 하고 곰곰이 생각하였다.

천사가 다시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두려워하지 마라, 마리아야. 너는 하느님의 총애를 받았다. 보라, 이제 네가 잉태하여 아들을 낳을 터이니 그 이름을 예수라 하여라.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주 하느님께서 그분의 조상 다윗의 왕좌를 그분께 주시어, 그분께서 야곱 집안을 영원히 다스리시리니 그분의 나라는 끝이 없을 것이다.”

마리아가 천사에게, “저는 남자를 알지 못하는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하고 말하자, 천사가 마리아에게 대답하였다.

“성령께서 너에게 내려오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힘이 너를 덮을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날 아기는 거룩하신 분, 하느님의 아드님이라고 불릴 것이다. 네 친척 엘리사벳을 보아라. 그 늙은 나이에도 아들을 잉태하였다. 아이를 못 낳는 여자라고 불리던 그가 임신한 지 여섯 달이 되었다.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

38 마리아가 말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그러자 천사는 마리아에게서 떠나갔다.

(루카 1,26-38)

 

♥ 오늘의 묵상 ♥

 

하느님께서는 우리 인간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비천한 인간이 되시어

인간 존재가 겪는 고통스러운 삶을 온전히 사셨습니다.

하느님이시면 얼마든지 다른 방법으로도 당신 사랑을 표현할 수 있으셨을 텐데,

 왜 굳이 이렇게 비천한 인간으로 태어나셔야 했는지요?

이 질문에 덴마크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는 우리에게

“왕과 하녀”(The King and the Maid)라는 예화로 그 답을 들려줍니다.

옛날 어느 왕이 비천한 곳에 사는 어떤 하녀를 깊이 사랑하였습니다.

신분상의 엄청난 차이에도 왕은 그 하녀와 혼인하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왕이 신하들에게 어떻게 그 하녀를 아내로 맞을 수 있을지를 묻자,

신하들은 왕의 권한으로 왕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그 하녀를 아내로 삼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왕은 자기가 그 하녀를 사랑하는 만큼 그 하녀도 자신을 사랑해 주기를 바랐습니다.

그 하녀를 왕국으로 데려와 아내로 삼을 때, 비록 겉으로는 왕의 아내이지만

그녀의 마음속에는 왕의 비천한 하녀로 계속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런 고민 속에서 왕이 얻은 결론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온전한 자유를 주려면

그와 똑같은 신분이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왕은 마침내 왕좌를 버리고 왕관과 왕홀을 포기하고 종의 남루한 옷으로 갈아입습니다.

그리고 궁궐을 나와 비천한 신분이 되어 하녀에게 가서 청혼을 하고 하녀를 아내로 맞이합니다.

바오로 사도가 “그분께서는 하느님의 모습을 지니셨지만 ……

오히려 당신 자신을 비우시어 종의 모습을 취하시고 사람들과 같이 되셨습니다.

”(필리 2,6-7)라고 하셨지요.

복음에서 마리아의 잉태 소식을 전하는 오늘은 하느님께서 우리 인간에게 사랑을 고백한 날입니다.

그 사랑의 고백이 구체적으로 실현된 날이 우리와 똑같이 비천한 인간이 되신 성탄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12월 18일

                                                    H-Simon

 

 

 

주님, 당신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


 주님의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

제 입은 당신의 진실을 대대로 전하오리다. 제가 아뢰나이다.

“주님은 자애를 영원히 세우시고, 진실을 하늘에 굳히셨나이다.”

 

주님, 당신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