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라.>

♥ 복음 말씀 ♥
+. 그때에 열한 제자는 갈릴래아로 떠나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산으로 갔다. 그들은 예수님을 뵙고 엎드려 경배하였다. 그러나 더러는 의심하였다.
예수님께서는 그들에게 다가가 이르셨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마태오 28,16-20)
♥ 오늘의 묵상 ♥
우리나라 사람들의 70%가량이 아파트와 같은 공동 주택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
인구가 도시로 몰려와 인구 밀도가 높아지면서 사람들의 삶은 더욱 촘촘해졌습니다.
이제는 이웃이 30cm 두께도 되지 않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을 정도로 밀착되어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문화로 공간적으로는 이웃과 더 가까워졌지만 마음은 콘크리트 벽만큼이나
차갑게 단절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자신을 지켜 주는 것은 더 이상 이웃에 사는 사람들이 아닙니다.
단단한 잠금장치, 자신만이 아는 비밀번호와 곳곳에 설치된 카메라가 자신의 생활을 지켜 주고 있습니다.
남들도 내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손에 들고 있는 전화 한 통화로 필요한 도움은 거의
다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바로 옆집에 사는 사람이라고 관계를 맺고 살 필요가 없습니다.
이런저런 관계에 얽히기보다 모르는 채 사는 편이 훨씬 편합니다.
집에 들어가면 애완견 한 마리가 짖어 대며 반가워합니다.
벽에 걸린 텔레비전을 켜고 짜 맞춰진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따라 웃고 울고 합니다.
아니면 인터넷에서 정보를 얻고 가상 공간을 떠돌며 어떻게든 외로움을 달래려 합니다.
사람과 만나는 것도 ‘접촉’이 아니라 ‘접속’을 통해 합니다.
결국 사람들의 내면은 기계처럼 무감각해지고 인간성은 점차 사라져 갑니다.
이렇게 이웃이 없는 사람들에게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있을 리 없습니다.
이런 시대에 신앙인의 역할이 매우 큽니다.
신앙인은 하느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사람과 사람의 만남을 일구어 내고, 우정과 사랑을 나누는 이웃 공동체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는 이웃 사랑으로 우리 삶 속에서 체험되십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을 파견하시며 당신께서
이 땅에 오신 목적이 바로 선교에 있음을 선포하십니다.
오늘날의 선교는 세속의 문명 앞에서 소외되어 가는 인간 사회에 생명과 사랑을 불어넣는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신앙인의 사명임을 마음 깊이 새겨야 합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10월 23일
H-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