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말씀 ♥
+.그때에 예수님께서는 올리브 산으로 가셨다. 이른 아침에 예수님께서 다시 성전에 가시니 온 백성이 그분께 모여들었다. 그래서 그분께서는 앉으셔서 그들을 가르치셨다.
그때에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를 끌고 와서 가운데에 세워 놓고, 예수님께 말하였다. “스승님, 이 여자가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혔습니다. 모세는 율법에서 이런 여자에게 돌을 던져 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습니다. 스승님 생각은 어떠하십니까?” 그들은 예수님을 시험하여 고소할 구실을 만들려고 그렇게 말한 것이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몸을 굽히시어 손가락으로 땅에 무엇인가 쓰기 시작하셨다. 그들이 줄곧 물어 대자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키시어 그들에게 이르셨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그리고 다시 몸을 굽히시어 땅에 무엇인가 쓰셨다. 그들은 이 말씀을 듣고 나이 많은 자들부터 시작하여 하나씩 하나씩 떠나갔다. 마침내 예수님만 남으시고 여자는 가운데에 그대로 서 있었다.
예수님께서 몸을 일으키시고 그 여자에게, “여인아, 그자들이 어디 있느냐? 너를 단죄한 자가 아무도 없느냐?” 하고 물으셨다.
그 여자가 “선생님, 아무도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
(요한 8,1-11)
♥ 오늘의 묵상 ♥
율법이 돌판에 새겨진 계명에서 비롯되었다면,
예수님의 법은 땅바닥의 흙 위에 새겨져 시작되었습니다.
돌판에 새겨진 계명은 지울 수 없지만,
예수님께서 손가락으로 흙 위에 손수 새기신 계명은 언제라도 지울 수 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의 법은 흙 위에 새긴 글자처럼 사랑의 이름으로
무엇이든 흔적도 없이 지울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율법 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이 간음한 여자를 붙잡아 데려옵니다.
율법을 들이대며 이런 여자는 돌을 던져 죽여야 한다고 아우성입니다.
그들은 돌판에 새겨진 계명을 들먹이며 예수님께서 단죄하실 것을 종용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아무 말 없이 허리를 굽히시어 당신의 계명을 흙 위에 쓰고 계십니다.
손으로 땅바닥을 한 번 쓸고 나면 율법도 죄도 흔적도 없이 지워지는 그런 법을 쓰고 계십니다.
예수님께서 소리치십니다.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가 먼저 저 여자에게 돌을 던져라.”
그랬더니 나이 많은 자들부터 하나씩 떠나갑니다.
그들이 돌을 내려놓고 그 여인에게서 떠났다는 것은 자신들도 죄인임을 인정한 것이 됩니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스스로 죄가 없다고 여기는 율법 학자와 바리사이들이 돌을 던지지 않은 것은
그 여인도 죄가 없다는 것을 선포한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의 법은 단순히 죄를 용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그 여인의 본래의 품위까지 원상태로 회복시켜 주십니다.
이제 그 여인을 단죄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의 죄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흙 판 위에 새겨진 당신 사랑의 법으로 우리 죄를 묻습니다.
그리고 우리 앞에서 흔적도 없이 지우십니다.
죄인인 우리가 얼굴을 들고 다시 살 수 있는 이유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4월 11일
H-Simon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나이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네.
어둠의 골짜기를 간다 하여도,
당신 함께 계시오니 두려울 것 없나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