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2011년 3월 26일[(자) 사순 제2주간 토요일] <너의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H-Simon 2011. 3. 26. 04:00

                    오 늘 의   묵 상           H-Simon

 

<너의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다.>

 

♥ 복음 말씀 ♥

 

 

+. 그때에 세리들과 죄인들이 모두 예수님의 말씀을 들으려고 가까이 모여들고 있었다. 그러자 바리사이들과 율법 학자들이, “저 사람은 죄인들을 받아들이고 또 그들과 함께 음식을 먹는군.” 하고 투덜거렸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 비유를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에게 아들이 둘 있었다. 그런데 작은아들이, ‘아버지, 재산 가운데에서 저에게 돌아올 몫을 주십시오.’ 하고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그래서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가산을 나누어 주었다. 며칠 뒤에 작은아들은 자기 것을 모두 챙겨서 먼 고장으로 떠났다. 그러고는 그곳에서 방종한 생활을 하며 자기 재산을 허비하였다.

모든 것을 탕진하였을 즈음 그 고장에 심한 기근이 들어, 그가 곤궁에 허덕이기 시작하였다. 그래서 그 고장 주민을 찾아가서 매달렸다. 그 주민은 그를 자기 소유의 들로 보내어 돼지를 치게 하였다. 그는 돼지들이 먹는 열매 꼬투리로라도 배를 채우기를 간절히 바랐지만, 아무도 주지 않았다.

그제야 제정신이 든 그는 이렇게 말하였다. ‘내 아버지의 그 많은 품팔이꾼들은 먹을 것이 남아도는데, 나는 여기에서 굶어 죽는구나. 일어나 아버지께 가서 이렇게 말씀드려야지.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저를 아버지의 품팔이꾼 가운데 하나로 삼아 주십시오.′’

그리하여 그는 일어나 아버지에게로 갔다. 그가 아직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에 아버지가 그를 보고 가엾은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달려가 아들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아들이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아버지, 제가 하늘과 아버지께 죄를 지었습니다. 저는 아버지의 아들이라고 불릴 자격이 없습니다.’

그러나 아버지는 종들에게 일렀다. ‘어서 가장 좋은 옷을 가져다 입히고 손에 반지를 끼우고, 발에 신발을 신겨 주어라. 그리고 살진 송아지를 끌어다가 잡아라. 먹고 즐기자. 나의 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도로 찾았다.’ 그리하여 그들은 즐거운 잔치를 벌이기 시작하였다.

그때에 큰아들은 들에 나가 있었다. 그가 집에 가까이 이르러, 노래하며 춤추는 소리를 들었다. 그래서 하인 하나를 불러 무슨 일이냐고 묻자, 하인이 그에게 말하였다. ‘아우님이 오셨습니다. 아우님이 몸성히 돌아오셨다고 하여, 아버님이 살진 송아지를 잡으셨습니다.’ 큰아들은 화가 나서 들어가려고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와 그를 타이르자, 그가 아버지에게 대답하였다.

‘보십시오, 저는 여러 해 동안 종처럼 아버지를 섬기며 아버지의 명을 한 번도 어기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저에게 아버지는 친구들과 즐기라고 염소 한 마리 주신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창녀들과 어울려 아버지의 가산을 들어먹은 저 아들이 오니까, 살진 송아지를 잡아 주시는군요.’

그러자 아버지가 그에게 일렀다. ‘얘야, 너는 늘 나와 함께 있고, 내 것이 다 네 것이다. 너의 저 아우는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고 내가 잃었다가 되찾았다. 그러니 즐기고 기뻐해야 한다.’”

(루카 15,1-3.11ㄴ-32)

 

 

♥ 오늘의 묵상 ♥

 

누구나 한 번쯤은 일탈을 꿈꾸며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평범하게 일상을 성실히 살아가는 사람도

한 번쯤은 늪으로 빠져드는 방황의 때를 만날 수 있습니다.

잔잔한 바다에 먹구름이 일고 폭풍우가 몰아치듯, 유혹에 젖어 들 때가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탕자로 비유되는 작은아들도 알고 보면 이런 모습의 한 면을 보여 주는 것입니다.
역설적이게도, 인간 욕망의 회오리바람은 때로는

악의 정체를 폭로하고 정화시키는 기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마치 거친 폭풍우와 파도가 대자연의 자정 운동이듯이,

인간의 이런 욕망은 우리 인생을 눈뜨게 하고 성장시키는 하나의 과정일 수 있습니다.

사실 작은아들의 방탕한 생활은 재산을 탕진하고 가족에게 정신적 상처를 주었지만,

이를 통해 그 무질서한 욕망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도 아버지의 짙은 사랑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 인생에서 방황과 어둠의 순간이 있고 없고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큰아들처럼 그저 충실하게 살아왔다면, 그것 또한 하느님의 선물이지만,

생의 어두운 순간을 통하여 더 깊이 하느님의 사랑을 만날 수 있었다면

그것은 더할 나위 없는 하느님의 은총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충실하게 살아온 큰아들보다,

아버지의 품에 안겨 참회의 눈물을 흘리는 작은아들이 더 아름답게 보이는 것은,

폭풍우 뒤의 청명한 하늘처럼, 넘치는 아버지의 사랑이 그를 깨끗하게 씻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사순 시기는 참회를 통하여 이런 하느님의 사랑을 만나는 시간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3월 26일

                                H-Simon

 

 

  

 

주님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시네.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내 안의 모든 것도, 거룩하신 그 이름 찬미하여라.

내 영혼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주님은 자비롭고 너그러우시네.

 

그분의 온갖 은혜 하나도 잊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