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음 말씀 ♥
♣.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그때에 바리사이 가운데 어떤 이가 자기와 함께 음식을 먹자고 예수님을 초청하였다. 그리하여 예수님께서는 그 바리사이의 집에 들어가시어 식탁에 앉으셨다. 그 고을에 죄인인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의 집에서 음식을 잡수시고 계시다는 것을 알고 왔다. 그 여자는 향유가 든 옥합을 들고서 예수님 뒤쪽 발치에 서서 울며, 눈물로 그분의 발을 적시기 시작하더니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고 나서, 그 발에 입을 맞추고 향유를 부어 발랐다.
예수님을 초대한 바리사이가 그것을 보고, ‘저 사람이 예언자라면, 자기에게 손을 대는 여자가 누구이며 어떤 사람인지, 곧 죄인인 줄 알 터인데.’ 하고 속으로 말하였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몬아, 너에게 할 말이 있다.”
시몬이 “스승님, 말씀하십시오.” 하였다.
“어떤 채권자에게 채무자가 둘 있었다. 한 사람은 오백 데나리온을 빚지고, 다른 사람은 오십 데나리온을 빚졌다. 둘 다 갚을 길이 없으므로, 채권자는 그들에게 빚을 탕감해 주었다. 그러면 그들 가운데 누가 그 채권자를 더 사랑하겠느냐?”
시몬이 “더 많이 탕감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하고 대답하자, 예수님께서 “옳게 판단하였다.” 하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그 여자를 돌아보시며 시몬에게 이르셨다. “이 여자를 보아라. 내가 네 집에 들어왔을 때, 너는 나에게 발 씻을 물도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눈물로 내 발을 적시고 자기의 머리카락으로 닦아 주었다. 너는 나에게 입을 맞추지 않았지만, 이 여자는 내가 들어왔을 때부터 줄곧 내 발에 입을 맞추었다. 너는 내 머리에 기름을 부어 발라 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 여자는 내 발에 향유를 부어 발라 주었다. 그러므로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이 여자는 그 많은 죄를 용서받았다. 그래서 큰 사랑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적게 용서받은 사람은 적게 사랑한다.”
그러고 나서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그러자 식탁에 함께 앉아 있던 이들이 속으로, ‘저 사람이 누구이기에 죄까지 용서해 주는가?’ 하고 말하였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그 여자에게 이르셨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그 뒤에 예수님께서는 고을과 마을을 두루 다니시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시고 그 복음을 전하셨다. 열두 제자도 그분과 함께 다녔다. 악령과 병에 시달리다 낫게 된 몇몇 여자도 그들과 함께 있었는데, 일곱 마귀가 떨어져 나간 막달레나라고 하는 마리아, 헤로데의 집사 쿠자스의 아내 요안나, 수산나였다. 그리고 다른 여자들도 많이 있었다. 그들은 자기들의 재산으로 예수님의 일행에게 시중을 들었다.>
(루카 7,36ㅡ8,3<또는 7,36-50>)
♥ 오늘의 묵상 ♥
어떤 동네에 행실이 나쁜 여자라고 낙인 찍힌 여인이 살고 있었습니다.
여인은 언제나 따돌림을 당하고 외로웠습니다.
하소연할 곳도 없이, 죄책감에 짓눌려 매일을 죽음보다 더한
괴로움 속에 여태껏 살아온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동네에 제법 힘이 있다는 바리사이파 사람의
초대를 받고 오신 주님을 단 한 번이라도 만나 뵙고 싶었습니다.
그분이라면 자신의 처지를 이해해 주시고,
자신의 아픈 마음의 상처를 낫게 해 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었습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장 좋은 것,
곧 향유를 가지고 주님을 찾아 나서기로 결심합니다.
당시 향유는 여러 용도로 사용되었지만, 여자라면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물건들 가운데 첫 번째로 선호하는 물건이었을 겁니다.
그녀는 말없이 눈물로 주님의 발을 적시며 자기의 삼발 같은 머리카락으로
닦고 입을 맞춘 다음 향유를 부어 바릅니다.
거기에 모인 사람들은 그 여자를 나무라는 것이 아니라,
주님이 참예언자냐 아니냐를 두고 따지기를 주저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그 여자를 용서해 주시고,
구원을 받았다고까지 하시면서 돌려보내십니다.
그녀의 죄를 보시지 않고, 그녀의 믿음을 보시고
당신 사랑의 은총을 아낌없이 베푸신 것입니다.
우리는 세상 안에서 예수님을 주님으로 고백하면서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 여자와 같은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 죄를 묻기보다는
우리의 믿음의 생활을 보시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0년 6월 13일
H-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