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상식 교리상식] 111 - 천사 이야기(2) 천사도 종류가 있나요
대천사, 수호천사, 케루핌, 세라핌… 천사들을 나타내는 이름들입니다. 천사 이야기 두 번째로 이번 호에서는 이런 천사들에 대해 알아봅니다. 천사들의 품계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서열이 있다는 착상에서 천사들도 품계가 있다는 학설이 있어 왔습니다. 이른바 '구품천사론'인데, 천사를 세 단계 9등급으로 나눈 것입니다. 가장 높은 단계에는 치품(熾品) 천사인 세라핌과 지품(智品) 천사인 케루빔, 그리고 좌품(座品) 천사가 있습니다. 중간 단계에는 권품(權品) 천사와 능품(能品) 천사, 역품(力品) 천사가 있고, 가장 낮은 단계에는 주품(主品) 천사와 대천사, 천사가 있습니다. 초기 교회 인물인 디오니시우스 아레오파지타(Dionysius Areopagita)가 신플라톤 사상과 성경의 천사 이름들을 바탕으로 제창한 학설입니다. 이 구품천사론은 신학적 학설이지 반드시 믿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구품 품계에 따른 이 천사 이름들은 오늘날에도 미사 전례문 감사송에서나 '암브로시오의 사은찬미가'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이 구품 천사들 가운데서 성경에 언급되는 대표적 천사는 미카엘, 가브리엘, 라파엘 세 대천사입니다. '누가 하느님 같으랴'라는 뜻의 미카엘은 다니엘서(10,13.21; 12,1)와 유다 서간(1,9), 요한 묵시록(12,7)에 나옵니다. '하느님의 사람ㆍ 영웅ㆍ힘'이란 뜻의 가브리엘은 다니엘서(8,16-17; 9,21)와 루카 복음서(1,19.26)에 나오지요.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의 탄생을 알린 천사입니다. 또 '하느님께서 고쳐 주셨다'는 뜻인 라파엘은 구약성경 토빗기에 나옵니다. 한편 창세기(3,24)와 탈출기(25,18-20) 등에 나오는 커룹은 지품 천사 케루빔을, 이사야서(6,2.6)에 나오는 사랍은 치품 천사 세라핌을 가리킵니다. 수호천사 「가톨릭교회교리서」는 "사람은 일생 동안, 생명의 시작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천사들의 보호와 전구로 도움을 받는다"면서 대 바실리오 성인의 말을 인용해 "모든 신자 곁에는 그들을 생명으로 인도하는 보호자이자 목자인 천사가 있다"고 가르칩니다(336항). 수호천사 존재를 언급하는 대목입니다. 성경에는 천사가 위험에 처한 사람들을 돕거나 보호하는 천사에 대한 언급이 곳곳에 있습니다. 구약에서는 롯을 구하는 이야기(창세 19,10-14)를 비롯해 이스라엘 백성을 인도하는 천사에 대한 이야기(탈출 23,20), "주님의 천사가 그분을 경외하는 이들 둘레에 진을 치고 그들을 구출해 낸다"는 시편(34,8) 내용이 그렇습니다. 신약성경에서는 "너희는 이 작은 이들 가운데 하나라도 업신여기지 않도록 주의하여라.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에서 '그들의 천사들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얼굴을 늘 보고 있다"는 마태 18장 10절의 말씀이 특히 수호천사와 관련된 전형적 성경 대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성경 말씀과 교부들 가르침을 바탕으로 수호천사 교리가 형성되고 발전했습니다. 특히 16세기 이후에는 수호천사를 공경하는 기념일을 예수회를 중심으로 지내면서 수호천사 신심이 널리 확산됩니다. 그리하여 17세기 초에는 교회 전례력에도 수록되는데, 오늘날 10월 2일에 지내는 수호천사 기념일이 여기에서 유래합니다. 정리합니다 수호천사를 비롯한 천사 이야기는 우주를 정복하고 입자가속기를 이용해 우주 탄생 모습의 비밀을 밝히고자 하는 21세기 첨단 과학시대에는 허무맹랑한 이야기처럼 들리기 쉽습니다. 더욱이 예전에는 천사의 도움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오늘날에는 과학적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고 검증 가능한 부분도 많습니다. 따라서 성경에 나오는 천사 이야기를 글자 그대로 믿는 것은 또 다른 오류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천사 이야기를 무조건 전설과 신화의 이야기로만 치부해 버리는 것 역시 바른 자세가 아니라고 봅니다. 교회가 천사의 존재를 신앙의 진리로 가르친다고 해서 성경과 성전을 통해 교회 안에 전해 내려오는 천사에 관한 내용들을 다 믿어야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 구원 계획에 협력하는 영적 존재가 있음을, 우리를 도와 하느님께 인도해주는 하느님 사자가 존재함을 믿는다는 것입니다. 천사의 존재를 이렇게 이해할 때 우리는 매사에서 우리를 구원으로 인도하시는 하느님 손길을 감사로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천사를 통해서 말입니다. [평화신문, 제989호(2008년 10월 12일, 이창훈 기자]
[성서의 풍속] 계약궤를 지키는 거룹
거룹은 아담을 쫓아내신 하느님이 에덴동산의 생명나무로 가는 길을 지키게끔 만드신 존재로 성서에서 처음 나타난다(창세 3 24 참조).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느님이 현존하는 상징이 되었던 계약궤를 황금 거룹들이 지키는 것으로 언급된다(1열왕 6 23-28 참조). 구약성서에서 거룹은 흔히 사람 얼굴 또는 짐승 얼굴에 날개를 가진 초인적 존재로 묘사된다. 거룹들은 주로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지키는 문지기 역할을 한다. 예루살렘 성전에도 높이 4∼5미터나 되는 거대한 거룹상 두 개가 지성소를 지키고 있었다. 하느님이 모세에게 성막을 만들게 했을 때도 거룹의 위치는 항상 지성소 안 계약궤 위였다(탈출 25 20 참조). 이처럼 구약성서에서 거룹들은 하느님을 호위하는 존재들로 하느님 영광과 신성을 드러낸다. 또한 거룹은 하느님의 전차나 말로서 야훼를 태우고 다니며(시편 18 10 ; 2사무 22 11) 시종으로서 하느님을 모시는 역할을 맡았다.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 가운데 현존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상징은 무엇보다도 성막이었다. 요즘으로 말하면 성전에 해당된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이 제시하신 설계대로 성막을 만들었다(탈출 25장 참조). 이스라엘 사람들은 아카시아 나무로 증거궤와 제사상을 만들었다. 그리고 순금으로 등잔 일곱 개를 만들어 등잔대 위에 올려놓도록 했다.
가장 거룩한 장소인 지성소는 성소 안쪽에 있으며 거기에는 거룹 모양을 수놓은 휘장이 쳐져 있었다. 그리고 지성소에는 하느님 현존 증거가 되는 계약궤가 있었다. 계약궤를 덮은 속죄판 위에는 마주보고 서 있는 거룹 형상이 있었다(탈출 25 18-20 ; 37 6-9 ; 민수 7 89). 이스라엘 백성들은 계약궤를 하느님의 발판이라 여겼으며 전례 중에 하느님을 만나고 죄가 사해지는 장소로도 여겼다(레위 16 12-15 참조). 그리스도교 특히 가톨릭에서는 거룹이 지천사(智天使)로 번역되어 천사의 하나로 되어 있다. 그리스도교 미술에서는 거룹을 머리와 날개가 있는 유아나 여성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거룹의 복수형은 케루빔이다. 케루빔은 전례를 담당하는 천사 하늘 성전을 지키는 천사로 표현되었다. 케루빔은 가톨릭 미사 감사기도문에서도 등장한다. 따라서 거룹은 항상 하느님 영광과 관련있다(에제 10 4 참조). 거룹들과 함께 나타난 주의 영광으로 성전에 주의 영광이 가득 찼다고 표현한다. 그래서 거룹은 주님 재림의 위엄 가운데도 항상 등장한다.
가끔 그리스도교 성화상에 대해 우상숭배가 아니냐고 질문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구약시대부터 하느님께서는 강생하신 말씀 으로 성취된 구원을 상징하는 형상들을 만들도록 명령하시거나 허락하셨다. 예를 들어 구리뱀과 증거의 궤와 거룹 등이 그러한 것들이다(탈출 25 10-22 ; 1열왕 6 23-28 참조). 그래서 787년 니케아에서 열린 제7차 공의회는 당시 극성이던 성화상 파괴주의자들에 맞서 그리스도뿐 아니라 천주의 성모 천사와 모든 성인의 성화상 공경을 정당화하였다. 그리스도교의 성화상 공경은 우상을 금지하는 첫째 계명에 어긋나지 않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성화 공경은 그 본래의 대상에게 소급되는 것이며 성화를 공경하는 사람은 누구나 그 성화의 내용을 공경하는 것이지 성화 자체를 공경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교회헌장 67항 참조).
따라서 성화에 표하는 공경은 존경을 표하는 공경이지 하느님께만 드려야 하는 흠숭은 아니다. 따라서 성화를 공경하는 행위는 강생하신 하느님을 알아보게 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십자고상이나 성모상에 존경을 표하는 동작은 십자고상이나 성모상 자체에 표하는 동작이 아니라 그 성화가 나타내고 있는 분께 드리는 동작이다. [기사원문 보기] [평화신문 2004.08.22] |
케루핌과 세라핌의 경애를 받는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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