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聖人]들과 함께

▲ 주님 승천 대축일(부활 제7주일)

H-Simon 2008. 5. 5. 09:49

 

  

 

   ▲ 주님 승천 대축일(부활 제7주일)


부활한 예수는 40일간 지상에 머물면서 제자들과 함께 먹고 마시며

하느님 나라에 대해 가르친 후 하늘에 올랐다는 성경 말씀에 따라

그리스도의 승천을 기념하는 대축일이다.

 

부활 제7주일은 또한 홍보주일이기도 하다.
예수께서 승천하기에 앞서 사도들에게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라고 당부한 것을 새기고,
특별히 현대의 다양한 홍보매체들을 복음선포에 적극 활용하는 한편
홍보매체들을 올바로 사용하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날이다.
 

  가톨릭핵심교리    

 

              "예수께서는부활하신지 사십일 만에 승천하셨다(사도 1, 3-11)."


루카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뒤 40일 동안 제자들과 함께 지내시다가
승천하셨다고 증언하고 있다. 루카는 구원의 사건에서 시간이 갖는
그 중요성과 상징성을 깊이 인식했다.


첫째, 구원의 결정적 시간으로(KAIROS) 매 순간을 포착해야 하는
‘지금’ ‘이제’ 를 강조하고 있으며,
둘째, 구원의 긴 역사로 구원의 단계적 과정을 분명히 말하고 있다.
메시아를 기다리며 약속의 실현을 고대했던 구약의 역사를 그리스도인들은
깊이 묵상했다.


노아 홍수의 40일, 출애굽의 40년, 모세가 시나이산에서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며 지낸 40일, 엘리아가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 걸어야 했던
40일의 여정 등이 그것이다.


그래서 복음사가들은 예수님의 광야 유혹 40일을 언급하는데, 특히 루카는
부활 후 40일 간을 예수님의 지상 삶의 완결 시간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것은 시간 안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주는 상징적 교훈이다.
구원이 실현되기 위하여 요구되는 구체적 과정과 단계,
그리고 분명한 시간의 인식 속에 사람은 무엇을 다짐하게 된다.


그러나 루카는 이러한 시간을 뛰어넘어 그리스도께서 언제 다시 오실지
즉 종말의시간은 아무도 모른다고 선언한다. 매 순간 순간이 바로
종말의 시간이며 종말의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부활이 만남을 통한 사랑의 확인이라면 승천은 이별을 통한 사랑의
재 다짐이다. 따라서 교회는 오래 전부터 전통적으로 부활 후
40일이 되는 날을 예수승천 축일로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 에서는 교우들을 위한 사목적 배려로 부활 제7주일에
이 축일을 기념하고 있다.


예수의 승천은 당신이 사명을 완수하셨음 과 인간으로서 완전한 영광에
들어가심과 그분에게 모든 주권이 주어졌음을 뜻하며 승천은 성령을
보내주시기 위한 것이었다.   

 
▲ 부활하신 예수께서 제자들이 보는 가운데

'하늘'로 올라가셨던 곳 역시 올리브산 어느 부분이다

(루가 24,50-52 , 사도 1,6-12).

올리브산 정상, 즉 엘투르라고 칭하는

아랍인들의 마을이 있는 곳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는

회교에 속한 소경당이 있는데

이것이 예수 승천 경당(The Chapel of Christ's Ascension)이다. 

 

 

 

 

▲ 성지순례단이 주님 승천 성당에서 작은형제회 안선호(베다) 신부에게 설명을 듣고 있다. 바닥의 사각형 안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실 때 남겨 놓았다고 전해지는 발자국이 찍힌 바위.

 

 묵상

      

       승천하신 주님,  

임마누엘의 주님은 우리의 희망, 우리의 미래이다.
우리의 현실이 어두우면 어두울수록 이 사실은 더욱 크게 부각된다.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의 삶이 이 사실을 강하게 대변해 준다.
 
이스라엘 민족은 임금이 바뀌고 인접한 나라의 열강이 바뀔 때마다
최고의 전성기였던 다윗 왕국과 같은 막강한 나라로
다시 복원되리라는 희망을 갖고 있었으나
결국 남북 이스라엘의 멸망과 함께 유배의 길에 오르게 되었다.
 
이 유배 기간 동안, 오직 고통안에서만 희망이 가능하다는
역설적인 체험과 신념을 갖게 되었다.
다시 말해서 자신들에게 주어진 고통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부터
그들은 희망을 갖게 되었다.
 
고통과 절망에서 희망에로의 이 연결 작업은 그들만의 지성적인 노력과
그들이 물려받은 위대한 신앙에 의해서 가능하였다.
그러면서도 이스라엘 백성은 유배 기간 동안
이러한 희망의 성취도 인간적인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고
하느님의 도우심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이때부터 이스라엘의 이상적인 미래 복원에 대한 희망은
늘 종말과 연결되어 나타난다.
 
이스라엘 종말론의 골자는,
역사는 하느님에 의해서 어떤 목표를 향해 인도되고 있고,
하느님은 당신 영광을 위하여 이스라엘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라는
내용으로 압축된다.
이 종말론은 유다 묵시문학과 연결되면서
하느님이 우주의 멸망 후 새 하늘과 새 땅을 주시리라는 희망으로 발전된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교의 종말론의 핵심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미래, 우리의 희망, 우리의 모든 것이 되신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오늘 우리가 전례 안에서 기념하는
주님 승천 대축일의 의미는 무엇일까?
 
사도들과 같이 우리도 성령을 기다리면서 주님 승천의 의미를
반추해야 할 것이다.
예수님이 하늘 나라에 올라가셨다는 것은 분명 하나의 종말을 의미한다.
이제 눈으로 직접 뵈옵는 신앙은 끝났다.
 
그대신에 시간과 공간을 영원히 초월하시는 분과 대화하게 되었다.
동시에 주님의 승천은 하나의 시작을 뜻한다.
예수님의 승천을 목격한 제자들은 실망하고 의기소침하여 떠난 것이 아니라,
큰 기쁨 중에 희망을 안고 그 자리를 떠나갔다.
바야흐로 기쁨의 생활이 시작된 것이다.
 
이제는 어떤 것도 살아 계신 주님과 헤어지게할 수 없다.
생활하다 보면 어두움과 빛, 절망과 희망이 주기적으로
어느 곡선을 그리며 반복되고 있음을 발견한다.
 
우리 삶 안에서 기쁨과 슬픔, 희망과 번뇌는 늘 함께하는 것 같다.
오늘 축일의 의미는 우리를 둘러싼 잡다한 근심과 슬픔의 질곡에서
근본적인 희망을 남기고 가신 그리스도를 바라보면서
그분께 희망을 두고 살아가라는 메시지로 이해할 수 있겠다.
 
승천하신 예수 그리스도, 발자국을 남기고 떠나신 임마누엘의 하느님은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희망과 용기를 주실 것이다.
 
그분의 평화와 기쁨이 우리의 봉헌 생활을 풍요롭게 해주시기를 기원한다
 
 
- 출처 : 이기락신부님 저서 『엘 샷다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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