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2011년 11월 6일[(녹) 연중 제32주일]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H-Simon 2011. 11. 6. 03:30

                    오 늘 의   묵 상           H-Simon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 복음 말씀 ♥

 

+.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이런 비유를 들어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 그 가운데 다섯은 어리석고 다섯은 슬기로웠다. 어리석은 처녀들은 등은 가지고 있었지만 기름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등과 함께 기름도 그릇에 담아 가지고 있었다. 신랑이 늦어지자 처녀들은 모두 졸다가 잠이 들었다.

그런데 한밤중에 외치는 소리가 났다. ‘신랑이 온다. 신랑을 맞으러 나가라.’ 그러자 처녀들이 모두 일어나 저마다 등을 챙기는데, 어리석은 처녀들이 슬기로운 처녀들에게 ‘우리 등이 꺼져 가니 너희 기름을 나누어 다오.’ 하고 청하였다. 그러나 슬기로운 처녀들은 ‘안 된다. 우리도 너희도 모자랄 터이니 차라리 상인들에게 가서 사라.’ 하고 대답하였다.

그들이 기름을 사러 간 사이에 신랑이 왔다. 준비하고 있던 처녀들은 신랑과 함께 혼인 잔치에 들어가고, 문은 닫혔다. 나중에 나머지 처녀들이 와서 ‘주인님, 주인님, 문을 열어 주십시오.’ 하고 청하였지만, 그는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너희를 알지 못한다.’ 하고 대답하였다.

그러니 깨어 있어라. 너희가 그 날과 그 시간을 모르기 때문이다.”

(마태오 25,1-13)

 

♥ 오늘의 묵상 ♥

 

정교회 신학자 에프도키모프는 그의 책 『영적 삶의 나이』에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현대인은 과거를 기억하거나 미래를 기다리며 살아갑니다.

인간은 지금 이 순간에서 멀리 달아나려고 합니다.

그의 정신은 시간을 죽이는 법을 개발하는 데 활용됩니다.

이런 부류의 인간은 지금 이 순간을 살지 않고 전혀 알지 못하는 공상의 세계 속에서 살아갑니다.

추상적으로 환치된 과거와 미래는 존재하지 않으며 영원성으로 접근할 수도 없습니다.

영원성은 오로지 현재에 맞닿아 있고 온전히 지금 이 순간 현존하는 사람에게 그 영원성을 줍니다.

영원성에 도달할 수 있는 사람과 영원한 현재의 이미지 가운데

살 수 있는 사람은 오로지 지금 이 순간 속에 있는 사람입니다”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구엔 반 투안,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에서 재인용).깨어 있음은 막연하게

미래를 기다리는 것도 아니고, 지나간 과거를 붙잡고 매달리는 것도 아닙니다.

일상의 순간순간을 봉헌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대 신학자 칼 라너는 우리의 일상 안에 하느님의 ‘무언의 신비’가 담겨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일상의 사소한 일도 참으로 인간다운 삶의 본질적인 요소를 내포하고 있고,

영원한 ‘하느님의 무게’를 지니고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직장에서 일을 하는 순간도, 가정에서 밥을 짓고 빨래를 하는 순간도 하느님의 숨은 은총이

드러나고 우리 삶의 본질을 구현하는 시간입니다.

일상에서 싫지만 해야 하고, 피하고 싶지만 겪어야 하는 일들이 사실은 소중한 봉헌 행위이며

하느님의 현존과 마주하는 시간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말하는 슬기로운 처녀와 미련한 처녀의 차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슬기로운 처녀는 주어진 현재를 하느님의 시간으로 여기며,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사는 사람이지만,

미련한 처녀는 자신의 과거나 미래에만 매달려서 현재를 소모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오로지 현재만이 하느님의 영원성에 가 닿아 있습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11월 6일

                                                H-Simon

 

주님, 저의 하느님,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하느님, 당신은 저의 하느님, 저는 새벽부터 당신을 찾나이다.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 물기 없이 마르고 메마른 땅에서,

이 몸은 당신을 애타게 그리나이다.

 

주님, 저의 하느님, 제 영혼 당신을 목말라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