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기념일]
프란치스코 성인은 아시시의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성인은 도시 국가 사이의 전쟁에 참여하는 등 모험적인 젊은 시절을 보내지만, 전쟁 포로가 되어 감옥에서 고통스러워하다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깨닫는다. 성인은 스물다섯 살에 예수님께서 아무것도 지니지 말고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라고 명하시는 복음의 영감을 받아, 모든 재산을 포기하고 자신을 하느님께 봉헌하였으며, 성인을 따르는 동료들과 함께 ‘작은 형제회’를 설립하여 복음적 가난을 실천하였다. 성인은 1224년 베르나 산에서 오상의 성흔을 받았으며, 그 유명한 ‘태양의 노래’를 지은 뒤 1226년 마흔다섯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로부터 2년 뒤에 그레고리오 9세 교황이 시성하였다

<마르타는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 복음 말씀 ♥
+. 그때에 예수님께서 어떤 마을에 들어가셨다. 그러자 마르타라는 여자가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모셔 들였다. 마르타에게는 마리아라는 동생이 있었는데, 마리아는 주님의 발치에 앉아 그분의 말씀을 듣고 있었다.
그러나 마르타는 갖가지 시중드는 일로 분주하였다. 그래서 예수님께 다가가, “주님, 제 동생이 저 혼자 시중들게 내버려 두는데도 보고만 계십니까? 저를 도우라고 동생에게 일러 주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주님께서 마르타에게 대답하셨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루카 10,38-42)
♥ 오늘의 묵상 ♥
오 감미로워라 가난한 내 맘에 / 한없이 샘솟는 정결한 사랑 /
오 감미로워라 나 외롭지 않고 / 온 세상 만물 향기와 빛으로 /
피조물의 기쁨 찬미하는 여기 / 지극히 작은 이 몸 있음을
오 아름다워라 저 하늘의 별들 / 형님인 태양과 누님인 달은 /
오 아름다워라 어머니신 땅과 / 과일과 꽃들 바람과 불 /
갖가지 생명 적시는 물결 / 이 모든 신비가 주 찬미 찬미로 /
사랑의 내 주님을 노래 부른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태양의 노래’를 아름답게 노랫말로 만든 글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만년에 베르나 산에서 예수님의 오상(五傷)을 받고
몸이 극도로 쇠약해져서 눈까지 멀게 되었을 때,
오히려 내면의 눈으로 온 누리의 아름다움을 보고 태양을 찬미합니다.
성인은 육체의 눈이 멀자 오히려 주님을 향한 사랑의 눈이 밝아져
주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이 어머니고 형님이며 누님으로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제 그의 눈에는 온 세상 삼라만상이 생명을 적시는 물결로 출렁이고 있습니다.
주님을 사랑하면 그분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에게 사랑의 눈길을 갖게 됩니다.
세상의 모든 것이 아름답게 보입니다.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에도 생명과 사랑을 느끼게 됩니다.
보잘것없고 가난한 이웃이 오히려 더 소중한 존재로 다가옵니다.
주님을 사랑하는 마음에는 가난한 이들을 무시하거나 착취하는 일,
자연을 무자비하게 개발하거나 파괴하는 일은 더 이상 있을 수 없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영성이 이 시대에는 더욱 절실합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10월 4일
H-Simon
주님, 당신이 죄악을 헤아리신다면, 감당할 자 누구이리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