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 복음 말씀 ♥
+. 그때에 예수님께서 비유를 들어 군중에게 말씀하셨다.
“하늘 나라는 자기 밭에 좋은 씨를 뿌리는 사람에 비길 수 있다. 사람들이 자는 동안에 그의 원수가 와서 밀 가운데에 가라지를 덧뿌리고 갔다.
줄기가 나서 열매를 맺을 때에 가라지들도 드러났다. 그래서 종들이 집주인에게 가서, ‘주인님, 밭에 좋은 씨를 뿌리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가라지는 어디서 생겼습니까?’ 하고 묻자, ‘원수가 그렇게 하였구나.’ 하고 집주인이 말하였다.
종들이 ‘그러면 저희가 가서 그것들을 거두어 낼까요?’ 하고 묻자, 그는 이렇게 일렀다. ‘아니다. 너희가 가라지들을 거두어 내다가 밀까지 함께 뽑을지도 모른다. 수확 때까지 둘 다 함께 자라도록 내버려 두어라. 수확 때에 내가 일꾼들에게, 먼저 가라지를 거두어서 단으로 묶어 태워 버리고 밀은 내 곳간으로 모아들이라고 하겠다.’”
(마태오 13,24-30)
♥ 오늘의 묵상
밭에 좋은 밀 씨를 뿌렸는데 웬일인지 가라지가 섞여 있습니다.
가라지는 초기에는 밀과 비슷하여 구별하기 어려운데 이삭이 패면 밀과 분명히 구별됩니다.
그리고 가라지는 뿌리가 억세고 밀의 뿌리를 감고 있어서
가라지를 뽑는다는 것이 밀도 함께 뽑게 되어, 수확 때까지 밀과 함께 자라도록 그대로 두었다가
수확 때에 밀과 함께 거두고 가라지만 모아 땔감으로 씁니다.
예수님께서는 이런 팔레스티나 지방의 농사짓는 모습을 보시고,
하느님 나라에 비유해서 말씀하십니다.
밭에 아무리 좋은 씨를 뿌려도 가라지가 있게 마련입니다.
우리가 하늘 나라를 건설하려면 가라지를 없애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는 가라지를 그대로 두라고 하십니다.
농부가 수확할 때 알곡은 곳간에 모아들이고 쭉정이는 땔감으로 쓰듯,
가라지를 없애는 것은 우리 몫이 아니라 당신 몫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남의 단점을 고쳐 주지 못해 애태우는 때가 많습니다.
백지 위에 검은 점 하나만 찍혀 있어도 그 점 하나에 온통 신경을 씁니다.
결국 점 하나 때문에 그 종이는 못 쓰는 종이가 되고 맙니다.
사람을 변화시키시는 분도 심판하시는 분도 주님이십니다.
농사지을 때 들판에 풍성한 밀을 보며 일을 해야지 가라지를 보며 일을 하면 힘이 빠지고 맙니다.
가라지를 뽑다가 들판을 완전히 망쳐 놓을 수 있습니다.
주님을 따르는 신앙인은 사람들의 단점과 문제점을 심판하고 고쳐 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람들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발견하고 이를 가꾸는 사람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7월 23일
H-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