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 복음 말씀 ♥
+. 짧은 독서를 할 때에는 < > 부분을 생략한다.
그날 예수님께서는 집에서 나와 호숫가에 앉으셨다. 그러자 많은 군중이 모여들어, 예수님께서는 배에 올라앉으시고 군중은 물가에 그대로 서 있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많은 것을 비유로 말씀해 주셨다.
“자, 씨 뿌리는 사람이 씨를 뿌리러 나갔다. 그가 씨를 뿌리는데 어떤 것들은 길에 떨어져 새들이 와서 먹어 버렸다. 어떤 것들은 흙이 많지 않은 돌밭에 떨어졌다. 흙이 깊지 않아 싹은 곧 돋아났지만, 해가 솟아오르자 타고 말았다. 뿌리가 없어서 말라 버린 것이다.
또 어떤 것들은 가시덤불 속에 떨어졌는데, 가시덤불이 자라면서 숨을 막아 버렸다.
그러나 어떤 것들은 좋은 땅에 떨어져 열매를 맺었는데, 어떤 것은 백 배, 어떤 것은 예순 배, 어떤 것은 서른 배가 되었다.
귀 있는 사람은 들어라.”
<제자들이 예수님께 다가와, “왜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씀하십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대답하셨다.
“너희에게는 하늘 나라의 신비를 아는 것이 허락되었지만, 저 사람들에게는 허락되지 않았다. 사실 가진 자는 더 받아 넉넉해지고, 가진 것이 없는 자는 가진 것마저 빼앗길 것이다.
내가 저 사람들에게 비유로 말하는 이유는 저들이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고 깨닫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이사야의 예언이 저 사람들에게 이루어지는 것이다. ‘너희는 듣고 또 들어도 깨닫지 못하고 보고 또 보아도 알아보지 못하리라. 저 백성이 마음은 무디고 귀로는 제대로 듣지 못하며 눈은 감았기 때문이다. 이는 그들이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깨닫고서는 돌아와, 내가 그들을 고쳐 주는 일이 없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너희의 눈은 볼 수 있으니 행복하고, 너희의 귀는 들을 수 있으니 행복하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의인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고자 갈망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듣고자 갈망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그러니 너희는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새겨들어라. 누구든지 하늘 나라에 관한 말을 듣고 깨닫지 못하면, 악한 자가 와서 그 마음에 뿌려진 것을 빼앗아 간다. 길에 뿌려진 씨는 바로 그러한 사람이다.
돌밭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들으면 곧 기쁘게 받는다. 그러나 그 사람 안에 뿌리가 없어서 오래가지 못한다. 그래서 말씀 때문에 환난이나 박해가 일어나면 그는 곧 걸려 넘어지고 만다.
가시덤불 속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기는 하지만, 세상 걱정과 재물의 유혹이 그 말씀의 숨을 막아 버려 열매를 맺지 못한다.
좋은 땅에 뿌려진 씨는 이러한 사람이다. 그는 말씀을 듣고 깨닫는다. 그런 사람은 열매를 맺는데, 어떤 사람은 백 배, 어떤 사람은 예순 배, 어떤 사람은 서른 배를 낸다.”>
(마태오 13,1-23<또는 13,1-9>)
♥ 오늘의 묵상 ♥
언젠가 신문에서 2천 년 전 대추야자 씨앗이 발견되어
이것을 발아하는 데 성공했다고 하는 발표를 기사에서 본 적이 있었습니다.
이 씨앗은 이스라엘의 사라 샐런 박사가 그의 연구진과 함께 발아시킨 것으로
지금까지 발견된 씨앗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고 했습니다.
그 씨앗은 그동안 발아의 조건이 맞지 않아 2천 년을 기다리다
조건이 되자 움을 틔우고 나무로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제1독서에서, 이사야 예언자는 하늘에서 내리는 눈과 비가 땅을 적시어
싹을 움트게 해서 양식을 주듯이 주님의 말씀도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그 사명을 완수한다고 했지요(이사 55,10-11 참조).
생명을 받은 이 씨앗도 그 사명을 완수하는 데 2천 년을 기다린 것입니다.
죽은 것 같은 씨앗이지만 생명이 그 안에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입니다.
말씀은 생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 년이 되어도 2천 년이 되어도,
아니 세상 끝 날까지 말씀은 생명을 품고서 씨앗처럼 우리 삶에 뿌려지고 있습니다.
이 생명의 말씀이 우리 삶에 숱하게 뿌려지고 있지만
말씀의 씨앗이 움트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지요?
말씀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마음 밭’이 문제입니다. 말씀에는 관심조차 없는
‘돌바닥 같은 마음’, 세상 것으로 온통 가득 차 있는‘가시덤불 같은 마음’ 때문입니다.
마음 밭에 돌을 골라내고 온갖 잡풀을 뽑아내는 것은 우리의 몫입니다.
날마다 기도하고, 정기적으로 고해성사를 보며,
미사에 자주 참석하면서 밭갈이를 하듯 마음가짐을 맑고 정결하게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열매를 내는 그 나머지는 주님께서 해 주십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7월 10일
H-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