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 복음 말씀 ♥
+. 그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네 이웃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네 원수는 미워해야 한다.’고 이르신 말씀을 너희는 들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그리고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 사람들도 하지 않느냐?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마태오 5,43-48)
♥ 오늘의 묵상 ♥
“재작년에 남편이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비록 남편과 이혼한 사이였지만 살 날이 6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은 사람을 위하여
다시 그녀가 병구완에 나섰다.
처음에 남편은 자기의 병을 인정하지 못하여 난폭하게 굴었지만,
묵묵히 자신의 병상을 지키는 부인에게 끝내는 참회의 눈물을 흘리고 숨을 거두었다.
그 눈물 하나로 그녀는 결혼 생활 40년 동안 받았던 억울함과
고통의 큰 바윗덩이가 가슴에서 쑥 빠져 나간 것 같았다고 했다.”
황영애 교수의 『화학에서 인생을 배우다』에서 인용한 글입니다.
이혼한 남편의 임종을 지켜 준 이 글의 주인공은 이 책을 쓴 저자의 집에서 가사를 도와주는 분입니다.
그분은 가정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만 졸업하였으며,
지금의 남편과 혼인하면서 평생 고통스러운 날을 보내야 했습니다.
시집 식구들을 거두어들여 돌보아야 했던 것은 물론이고 시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까지
7년 동안을 대소변을 받아 내며 병 수발을 해야 했습니다. 더욱이 남편은 남편대로
제대로 하는 일 없이 술로 세월을 보내면서 아내를 괴롭혔습니다.
결국 그분은 자녀들 때문에 이혼을 하고 온갖 궂은일을 다하며
훌륭하게 키워서 일류 대학에 입학시켰습니다.
그리고 이제 마지막으로 자신의 인생에서 운명적으로 만난
이혼한 남편의 임종을 지키며 한 인간으로서 도리를 다했습니다.
눈물을 흘리며 죽음을 맞이한 남편도, 그분도 모두 구원되었습니다.
우리에게는 누구나 억울한 사연들이 있습니다.
우리 삶에서 만난 억울한 일들을 그저 ‘억울함’으로 안고 살면
그것은 억울한 채로 남아서 ‘슬픈 인생’을 만들어 냅니다.
그러나 그것을 적극적인 사랑으로 승화시키면 자신의 인생에 의미가 되고 축복이 됩니다.
우리 삶에서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똑같이 햇볕을 주시고
비를 내려 주시는’ 착한 하느님 마음만을 담고 살아야 합니다.
다른 계산을 하면 금방 우리는 억울해집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6월 14일
H-Sim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