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묵상

2011년 5월 8일[(백) 부활 제3주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았다.

H-Simon 2011. 5. 8. 04:00

                    오 늘 의   묵 상           H-Simon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았다.>

♥ 복음 말씀 ♥

 

+. 주간 첫날 예수님의 제자들 가운데 두 사람이 예루살렘에서 예순 스타디온 떨어진 엠마오라는 마을로 가고 있었다. 그들은 그동안 일어난 모든 일에 관하여 서로 이야기하였다.

그렇게 이야기하고 토론하는데, 바로 예수님께서 가까이 가시어 그들과 함께 걸으셨다. 그들은 눈이 가리어 그분을 알아보지 못하였다.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걸어가면서 무슨 말을 서로 주고받느냐?” 하고 물으시자, 그들은 침통한 표정을 한 채 멈추어 섰다.

그들 가운데 한 사람, 클레오파스라는 이가 예수님께, “예루살렘에 머물렀으면서 이 며칠 동안 그곳에서 일어난 일을 혼자만 모른다는 말입니까?” 하고 말하였다.

예수님께서 “무슨 일이냐?” 하시자 그들이 그분께 말하였다.

“나자렛 사람 예수님에 관한 일입니다. 그분은 하느님과 온 백성 앞에서, 행동과 말씀에 힘이 있는 예언자셨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수석 사제들과 지도자들이 그분을 넘겨, 사형 선고를 받아 십자가에 못 박히시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그분이야말로 이스라엘을 해방하실 분이라고 기대하였습니다. 그 일이 일어난 지도 벌써 사흘째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 가운데 몇몇 여자가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였습니다. 그들이 새벽에 무덤으로 갔다가, 그분의 시신을 찾지 못하고 돌아와서 하는 말이, 천사들의 발현까지 보았는데 그분께서 살아 계시다고 천사들이 일러 주더랍니다.

그래서 우리 동료 몇 사람이 무덤에 가서 보니 그 여자들이 말한 그대로였고, 그분은 보지 못하였습니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아, 어리석은 자들아! 예언자들이 말한 모든 것을 믿는 데에 마음이 어찌 이리 굼뜨냐? 그리스도는 그러한 고난을 겪고서 자기의 영광 속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이어서 모세와 모든 예언자로부터 시작하여 성경 전체에 걸쳐 당신에 관한 기록들을 그들에게 설명해 주셨다.

그들이 찾아가던 마을에 가까이 이르렀을 때, 예수님께서는 더 멀리 가려고 하시는 듯하였다. 그러자 그들은 “저희와 함께 묵으십시오. 저녁때가 되어 가고 날도 이미 저물었습니다.” 하며 그분을 붙들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묵으시려고 그 집에 들어가셨다.

그들과 함께 식탁에 앉으셨을 때, 예수님께서는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그들에게 나누어 주셨다. 그러자 그들의 눈이 열려 예수님을 알아보았다. 그러나 그분께서는 그들에게서 사라지셨다.

그들은 서로 말하였다.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

그들이 곧바로 일어나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보니 열한 제자와 동료들이 모여, “정녕 주님께서 되살아나시어 시몬에게 나타나셨다.” 하고 말하고 있었다. 그들도 길에서 겪은 일과 빵을 떼실 때에 그분을 알아보게 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루카 24,13-35)

 

♥ 오늘의 묵상 ♥

 

“주님께서 나 프란치스코 형제에게 이렇게 회개 생활을 시작하도록 해 주셨습니다.

내가 죄 중에 있었기에 나병 환자들을 보는 것이 나에게는 너무나 역겨운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주님께서 몸소 나를 나병 환자들에게 데려가셨고, 나는 그들 가운데서 자비를 베풀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그들한테서 떠나올 때에는, 역겨웠던 바로 그것이 내게 몸과 마음의 단맛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의 유언입니다. 프란치스코 성인은 세상 가장 고통스러운 자리에서,

하느님께서 도무지 계실 수 없을 것 같은 고통의 현장에서, 하느님을 본 것입니다.

백인대장은 십자가의 예수님께서 숨을 거두신 처참한 고통의 자리에서

“참으로 이 사람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셨다.”(마르 15,39) 하고 깨닫지요.

그는 고통의 밑바닥까지 내려가신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본 것입니다.

부활은 자연 과학이나 철학적 사색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엠마오로 가는 길에서 제자들이 만난 낯선 분께서 부활하신 주님이셨듯이,

나병 환자의 얼굴에서 주님의 얼굴을 만나는 것이 부활 체험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삶의 숱한 만남과 사건 속에서 주님 부활 사건을 끊임없이 체험합니다.

특별히 가장 고통 받고 소외된 이들과 만나면서, 자신의 인생에 닥쳐 온 슬픔과 절망의 밑바닥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더 깊이 만나게 됩니다.

그것은 고통의 바닥, 예수님 십자가 안에 이미 부활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11년 5월 8일

                                  H-Simon

 

 

 

주님, 당신은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나이다. (또는 ◎ 알렐루야.)


 하느님, 저를 지켜 주소서.

당신께 피신하나이다. 주님께 아뢰나이다.

“당신은 저의 주님.” 주님은 제 몫의 유산, 저의 잔,

당신이 제 운명의 제비를 쥐고 계시나이다.

 

주님, 당신은 저에게 생명의 길을 가르치시나이다. (또는 ◎ 알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