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imon
2009. 6. 23. 17:53
바오로 해 결산(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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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바오로 영성으로 얻은 활기 지속시켜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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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교구는 바오로 해를 맞아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 바오로 해 순례 성당과 성지를 지정하고, 신자들에게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렸다.
사진은 서울대교구 바오로 해 순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절두산성지에서 신자들이 전대사를 받기 위해 기도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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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성 바오로 탄생 2000주년을 기념해 선포한 '바오로 해'(2008년 6월 28일~2009년 6월 29일) 폐막이 눈 앞으로 다가왔다. 바오로 사도의 신앙과 영성을 본받고 교회 일치와 화합을 위해 노력할 것을 권고한 교황의 뜻에 따라 한국교회는 다양한 노력을 펼쳤고, 또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 한국교회의 바오로 해를 활동과 문화 분야로 나눠 두차례에 걸쳐 돌아본다.
▨교구별 움직임 한국교회 바오로 해는 교구별로 바오로 해 개막일인 지난해 6월 28일 개막미사 를 봉헌하고, 바오로 사도처럼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 것을 다짐하는 것으로 막을 올렸다.
정진석(서울대교구장) 추기경은 명동성당에서 봉헌된 서울대교구 개막미사에서 "영성이 부족한 이 시대에 바오로 사도의 영성을 본받아 한국교회가 새 모습으로 태어나기를 기원한다"며 바오로 해가 교회 안의 잔치가 아닌 우리 사회 생명과 진리, 기쁨과 희망의 잔치가 되길 간구했다.
바오로 해를 맞아 교황청 내사원이 신자들에게 특별 전대사를 수여한다는 교령을 반포함에 따라 전국 교구는 먼저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 바오로 해 순례 성당과 성지를 지정하고, 신자들에게 전대사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렸다.
전국 교구가 바오로 해를 맞아 펼친 활동 가운데서 특징적인 것들을 추려보면, 서울대교구는 명동ㆍ절두산ㆍ중림동약현 등 9개 성당을 순례 성당으로 지정한 데 이어 바오로 해를 올바로 지내도록 돕는 소책자 「사도 바오로와 함께-바오로 해 묵상과 기도」를 펴냈다. 또 바오로의 삶과 신앙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보 성지순례와 바오로서간 읽기 및 쓰기 등을 적극 권장했다.
대구대교구는 성바울로성당과 관덕정 순교기념관, 성모당을 중심으로 매월 미사와 유해 참배 등 행사를 통해 신자들에게 바오로의 숨결을 불어넣는 데 힘썼다.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가 '일어나자! 사도 바오로처럼'을 주제로 지난해 10월 대구 성김대건기념관에서 개최한 바오로 청년대회는 젊은이들에게 사도 바오로의 사명을 이어받아야 할 미래 주역임을 확인시켜줬다.
광주대교구는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바오로 서간 필사 운동을 전개한 뒤 11월에 필사 노트 전시회를 가졌고, 3월에는 권역별로 '바오로 사도가 살아간 십자가의 길'을 주제로 권역별 특강을 가졌다. 아울러 「사도 바오로와 함께하는 성경산책」과 「사도 바오로와 함께하는 신앙여정 30일」을 발간했으며 지난 5월에는 바오로 해 성경 경시대회를 열어 바오로에 대해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왔다.
바오로 해를 알차게 보낸 교구로 수원교구를 빼놓을 수 없다. 바오로 해 누리방을 별도로 개설한 수원교구는 대리구별로 특징을 살려 다양한 사업들을 전개했다. 미사 전후에 바오로 서간 듣기(용인대리구)ㆍ본당 순회 바오로학교 개설 및 선교 고리기도(안양대리구)ㆍ성가정상 축복식 및 순회기도(안산대리구) 등이 대표적이다.
의정부교구는 바오로 해를 올바로 보내도록 이끄는 신앙지침서 「성년을 살다」를 발간하고, 본당 사목위원과 선교위원들을 대상으로 지침서 활용을 위한 교육을 실시했다.
청주교구는 본당별로 바오로 서간 필사자를 시상하는 등 특별히 가정에서의 바오로 서간 맛들이기와 필사에 전력을 쏟았다. 또 교구가 개설한 '바오로 영성과 선교 강좌'에는 170여 명이 참여하는 성과를 거뒀다. 청주교구와 마찬가지로 바오로 서간 필사를 독려한 대전교구는 바오로 서간에 간단한 설명을 곁들인 필사 노트를 제작ㆍ배포하기도 했다.
전주교구장 이병호 주교는 발품을 아끼지 않았다. 이 주교는 교구 각 본당을 돌면서 바오로 해 특강을 실시하며 미사를 봉헌했다. '바오로 사도의 영성, 바오로를 따라 그리스도를 향하여'라는 표어를 내건 특강은 신자들이 사도 바오로의 삶과 영성을 새롭게 인식하는 계기가 됐다.
마산교구는 △지역별 바오로 사도 영성 특강 △연극제 및 문화 행사 △바오로 서간 성경 퀴즈 및 암송대회 등 다채로운 행사로 바오로 해 불씨를 이어나갔다. 바오로를 적극 알리면서 '바오로'라는 본명으로 세례를 받도록 한 군종교구 사례도 눈길을 끈다. 이밖의 다른 교구들도 바오로학교 강좌, 책자 발간, 일일 피정, 신심미사 등의 방법으로 바오로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면서 바오로 해를 풍요롭게 만들었다.
▨바오로 가족과 바오로 해 사도 바오로와 각별한 인연을 맺고 있는 한국 바오로 가족들(성바오로 수도회ㆍ성 바오로딸 수도회ㆍ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ㆍ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ㆍ예수 사제회ㆍ성 마리아 영보회ㆍ성가정회)은 바오로 해 개막에 앞서 지난해 1월 서울 성 바오로딸 수녀원에서 바오로 해 준비미사를 봉헌한 데 이어 개막 당일에는 서울 미아3동성당에서 '성 바오로 탄생 2000주년 특별희년 바오로 해 개막미사'를 봉헌하며 바오로 해를 열었다.
한국 바오로 가족 수도회는 현대적 분위기와 어울리는 '사도 바오로 캐릭터'(사진)를 제작, 바오로 해 폐막일까지 한국교회 모든 단체와 개인이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35쪽 분량의 「성 바오로께 드리는 9일 기도」 책자를 비매품으로 발간하고, 사도행전과 바오로 서간 쓰기 노트를 제작하는 등 많은 이들이 사도 바오로와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도록 정성을 쏟았다.
한편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는 수녀회 한국 진출 120주년과 바오로 해를 동시에 맞아 지난해 1월 '첫 선교사 수도자들을 기억하며 사도 바오로의 영성을 닮아가는 해'를 선포하고, 사도 바오로의 영성을 본받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의 기념사업 평화방송ㆍ평화신문도 사도 바오로의 삶과 사상, 선교 정신을 기리는 다양한 기념사업을 펼쳤다.
국내 처음으로 시각장애 청소년 5명이 포함된 순례단을 꾸려 지난해 6월 '마음으로 걷는 터키 성지순례'를 다녀왔고,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3차례에 걸쳐 총 52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사도 바오로의 발자취를 쫓는 '터키-그리스 크루즈 성지순례'를 실시했다.
또 주교회의 복음화위원회와 함께 지난해 9월 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바오로 선교의 한국적 적용'이란 주제로 바오로 해 기념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사도 바오로를 성서학과 선교학 관점으로 재조명하면서 한국교회의 21세기 선교 비전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별히 평화신문은 사도의 생애와 사상, 영적 유산 등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도 바오로 관련 특별기획 시리즈를 연재함으로써 바오로 해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평가와 과제 한국교회 바오로 해는 사도 바오로를 새롭게 인식하게 하면서 한국교회에 신앙의 역동성을 불어넣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불어 바오로 해 폐막으로 바오로 해를 끝낼 것이 아니라 사도 바오로의 선교 정신을 끊임없이 되살림으로써 바오로 해 정신을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 바오로 가족 수도회 '바오로 해' 추진위원장 서영필(성바오로 수도회) 신부는 "지난 1년간 바오로 서간 필사 등 다양한 행사를 통해 바오로 사도의 열정과 생명력을 본받고, 선교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된 것은 매우 긍정적 결과"라며 "바오로 해가 끝나더라도 바오로 서간 읽기와 필사 등을 꾸준히 함으로써 바오로의 열정적 신앙과 영성을 계속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병철(서울대교구 사무처장) 신부는 "복음 선포는 끝이 없기 때문에 바오로 해는 지속돼야 한다"면서 "사도 바오로가 우리 안에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오로 해가 우리에게 남겨주는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사도 바오로가 보여준 그리스도께 대한 '확신과 열정'을 우리 것으로 만들기 위한 출발 시간은 바로 오늘"이라며 항상 바오로 해 정신으로 살아갈 것을 촉구했다.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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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신문 2009.06.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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