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성령을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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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복음 말씀 ♥
그날 곧 주간 첫날 저녁이 되자,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두려워 문을 모두 잠가 놓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께서 오시어 가운데에 서시며, “평화가 너희와 함께!” 하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서 당신의 두 손과 옆구리를 그들에게 보여 주셨다. 제자들은 주님을 뵙고 기뻐하였다. 예수님께서 다시 그들에게 이르셨다. “평화가 너희와 함께!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보낸다.” 이렇게 이르시고 나서 그들에게 숨을 불어넣으며 말씀하셨다.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를 받을 것이고, 그대로 두면 그대로 남아 있을 것이다.” (요한 20,19-23<또는 15,26-27; 16,12-15>)
♥ 오늘의 묵상 ♥
성령께서 오시던 날 제자들은, 유다인들이 무서워서 숨어 있었습니다. 예수님과 함께 기적의 자리에 있었고 기적의 음식을 먹었던 그들임에도 숨어 있었습니다. 초대 교회 순교자들은 당당하게 죽음의 길을 갔습니다. 그런데 사도들은 어찌하여 당당할 수 없었는지요? 이유는 단순합니다. 제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지만 순교자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순교자들에게는 주님의 이끄심이 있었습니다. 내면에서 솟는 힘과 용기였습니다. 하느님의 이러한 개입을 성령의 활동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제자들에게는 없었습니다. 성령께서 아직 공적으로 활동하지 않으셨기 때문입니다. 그런 제자들이 어느 날 모습을 바꿉니다. 죽음을 초월한 모습으로 군중 앞에 나타납니다. 그러고 나서는 자신의 소신을 당당하게 밝힙니다. 며칠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입니다. 넋을 뺏기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실제로 그들은 정신을 잃을 만큼의 체험을 했습니다. 생명의 근원이신 하느님을 느끼고 만났던 것입니다. 성령 체험은 이렇듯 자신의 존재를 뛰어넘는 행위입니다. 인간의 연약함을 잊어버리고 하느님의 전능을 깨닫는 체험입니다. 제자들은 이 체험을 했던 것입니다. 그러니 용감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오늘은 우리에게도 그런 ‘체험의 은총’이 다가오는 날입니다. 마음을 열기만 해도 ‘성령의 모습’은 깨달음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성부와 성령과 함께..
2009년 5월 31일 H-Simon
<부활 시기가 끝났으므로, 내일부터는 보통 삼종 기도를 바친다.>
오소서,성령님, 저희 마음을 가득 채우시어, 저희 안에 사랑의 불이 타오르게 사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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