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2/어버이

오해 -박명옥(mo-1002)-

H-Simon 2009. 1. 5. 21:39

 

 

 

        오 해

        우리 어머니는
        엄마가 보고 싶지 않은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첫사랑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친구가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 몸은 절대 아프지 않은
        어떤 특별한 몸인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어렸을 때부터
        아무 꿈도 품은 적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새벽에 일찍 일어나고
        늦게 잠드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특별히
        좋아하시는 음식이 없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짧은 파마머리만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얼굴이 고와지고 몸매가
        날씬해지는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아무 불만도 없으신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우리가 전화를
        길게 하는 것을
        좋아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어머니는
        언제 까지나
        우리 곁에 계실 줄 알았습니다.


        우리 아버지는 단 하루라도
        쉬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웃는 걸 모르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딸이 시집가는 것을 보고
        마냥 기뻐만 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어머니 외에
        아는 여자라고는
        한 사람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배가 불러와
        비싼 음식 앞에서는
        빨리 일어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양복 입고
        넥타이 매는 것을 싫어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안주머니에는
        늘 돈이 넉넉히 들어 있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좋아하는 운동도 취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리 깊고 험한 길을
        걸어가도 조금도
        두려워하시지 않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 눈에는
        눈물이 한 방울도 없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는
        우리가 객지로
        떠나는 것을 좋아하시는 줄 알았습니다.

        -마음이 쉬는의자에서 -